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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문태식 아주그룹 명예회장(사진)이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수여식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수상자와 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국민추천포상은 희망과 행복을 전한 공로자를 국민들이 직접 추천하고 정부가 포상하는 제도로 2011년 도입돼 올해 6회째다. 국민훈장 동백장은 세번째 등급 훈장에 속한다.

아주그룹에 따르면 중랑구청은 문 명예회장이 레미콘 산업발전 및 나눔기부 등 국가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커 국민추천포상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문 명예회장은 ‘개척자 정신’이라는 창업이념으로 국내 레미콘산업을 키워냈다.

당시만 해도 전기를 사용하려면 전주로 쓰기 위해 전깃줄을 맬 수 있는 50년 이상 키운 10m 정도의 나무가 필요했다. 하지만 6·25전쟁 때문에 온 산야가 벌거숭이였던 때라 큰 나무는 일본이나 캐나다에서 수입해야 했다. 문 명예회장은 “전신주를 콘크리트로 만들면 5분이면 되는데 왜 비싼 외화를 주고 몇 년씩 걸려 나무 전주를 수입해야 하느냐”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게 됐다.

나무 전주를 콘크리트 전신주로 대체하는 사업은 1960년대 정부의 농어촌 전기보급 사업과 맞물려 날개를 달았고, 현재 아주그룹의 모태가 되는 아주산업의 초석을 다졌다. 1960년 현 아주그룹의 모태인 아주산업을 설립해 건자재 사업에 진출했으며 1983년 레미콘 사업을 시작으로 현 아주산업의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아주그룹이 금융, 자동차 판매, 호텔, 부동산 개발 등 20여개 계열사를 둔 매출 1조7000억원 규모의 회사로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

문 명예회장은 아주그룹이 첫 사업을 시작했던 중랑구 지역 발전과 청소년 장학사업을 위해 시가 400억원 상당의 토지를 기부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로부터 ‘48명의 기부 영웅(heroes of philanthropy)’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주그룹은 동대문구 용두동에 있는 문 명예회장의 생가도 저소득층 청소년을 위한 교육센터 부지로 내놓았다. 이곳에 소외계층 청소년을 위한 지상 4층 규모의 ‘청남행복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아주그룹은 ‘사업보국(事業報國)’을 경영철학으로 삼아온 문 창업주의 뜻에 따라 다양한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다. 문 명예회장은 2014년 12월 26일 숙환으로 타계했다. 향년 86세.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