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연말 임원 인사 분석] 불황에도…SK·LG 승진자 20% 늘었다
경기 부진에도 SK·LG·GS·한화·현대중공업그룹의 올해 임원 승진자 수는 작년보다 평균 5% 늘었다. 그룹별 편차가 뚜렷했다. SK와 LG는 임원 승진자가 각각 20% 늘어난 반면 현대중공업은 20% 감소했다. SK와 LG는 ‘물갈이 인사’ 여파로 승진자가 많았지만 나간 임원도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GS와 한화는 작년과 별 차이가 없었다.

SK는 올해 임원 승진자가 164명에 달했다. 지난해 137명보다 20% 늘었다. 부회장 승진자와 사장 승진자도 각각 2명과 14명이 배출됐다. 세대교체 영향이 컸다.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 김영태 수펙스 커뮤니케이션위원장(부회장) 등 60대 수뇌부가 대거 2선 후퇴하고 그 자리를 50대 최고경영자(CEO)들이 메웠다.

LG의 임원 승진자 수도 예상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122명에서 올해 155명으로 늘었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에서만 58명이 승진했다. 작년(38명)보다 20명 많다. 2005년(60명) 후 최대 승진폭이다. 실적 부진으로 승진폭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과 딴판이었다.

다만 SK나 LG 모두 ‘승진 파티’를 벌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두 기업 관계자 모두 “승진자가 많은 것은 나간 사람도 많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임원 승진자 수를 지난해 118명에서 올해 94명으로 20% 줄였다. 조선업 불황을 반영한 구조조정 탓이다.

GS와 한화는 작년과 임원 승진자 수에 큰 차이가 없었다. GS는 임원 승진자가 지난해 46명에서 올해 49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올해 상무 승진자(신규 임원)는 19명으로 작년(25명)보다 24% 줄었다. 기존 임원 중 승진자는 늘었지만 신규 임원 승진자가 감소했다는 의미다. 한화의 임원 승진자는 지난해 124명, 올해 128명이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