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의 대국민 약속에 따라 기존 7개실에서 4개팀으로 축소될 예정인 롯데 정책본부 임직원들이 본격적인 조직개편을 앞두고 불안해하고 있다.

이번 조직개편안을 기안한 글로벌 컨설팅업체 매킨지의 권고에 따르면 조직이 크게 줄어들어 현재 250여 명 규모인 인력도 대폭 감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7개실 18개팀 규모인 롯데그룹 정책본부는 매킨지의 개편안에 따라 4개팀으로 축소, 재편될 예정이어서 상당 규모의 내부 인력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매킨지는 비서실, 운영실, 지원실, 비전전략실, 인사실, 개선실, 커뮤니케이션실(대외협력단) 등 7개실로 구성된 정책본부 조직을 4개팀으로 줄이라는 권고안을 내놓았다.

비록 신 회장이 정책본부 개편안을 보고받은 뒤 "직원들이 자칫 고용 불안을 겪을 수도 있으니 이 점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지만 임직원들의 불안감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롯데 정책본부 간부는 "회사를 나가라고야 하지 않겠지만 오랫동안 일해온 조직을 떠나 계열사로 옮긴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다"며 "조직개편을 앞두고 뒤숭숭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특히 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정책본부 임직원들은 대부분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백화점 소속으로 돼 있어 최고 수준의 처우와 급여를 받고 있는데, 계열사로 흩어질 경우 처우가 지금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또 적잖은 정책본부 임직원들이 계열사로 재배치된다 하더라도 계열사별로 처우가 크게 다르기 때문에 누가 어느 계열사로 가게 될지를 놓고도 설왕설래하는 분위기다.

정책본부 임원은 "누구나 급여 수준이 높고 성장성도 좋은 계열사로 가고 싶어 하지 않겠느냐"면서 "모든 사람이 원하는 곳으로 갈 수는 없기 때문에 불안해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상당수 정책본부 임직원들은 주요 계열사 중 상대적으로 급여 수준도 높고 성장성도 밝은 편인 롯데케미칼이나 롯데하이마트 등의 계열사로 재배치되기를 내심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의 '캐시카우'인 롯데백화점의 경우 처우는 다른 계열사보다 좋은 편이지만 성장 전망이 그리 밝지 않고 인사 적체가 심하다는 점에서 선호도가 엇갈린다.

롯데 관계자는 "오랫동안 정책본부에서만 근무했던 임직원도 적지 않은 만큼 재배치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것 같다"며 "정책본부 축소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인 만큼 임직원들의 불안감을 최소화할 수 있는 후속 조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