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해 출생아 40만명 '턱걸이'…일본 117년 만에 100만명 밑돌듯
한국의 10월 출생아 수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올해 전체 출생아 수는 40만명을 겨우 넘을 전망이다. 일본의 올해 출생아 수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00만명을 밑돌 것으로 추산됐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출생아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3.9% 감소한 3만1600명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최저치다. 올해 1~10월 누적 출생아 수도 34만9000명으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는 6.4%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올해 연간 출생아 수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적은 수준인 41만3000명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도 비슷한 상황이다.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올 일본의 출생아 수는 98만1000명에 그칠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출생아가 100만명을 밑도는 것은 1899년 통계가 작성된 이후 처음이다. 작년 출생아 수는 100만5677명이었다. 일본의 올 출생아 수는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세대(1947~1949년생) 중에서도 그 수가 가장 많은 1949년(270여만명)의 40%에도 못 미친다.

한국과 일본의 출생아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20~30대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데다 육아에 들어가는 경제적 부담 등으로 아이를 갖는 부부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예 혼인을 하지 않거나 늦추는 풍조도 ‘인구절벽’을 야기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의 10월 혼인 건수는 2만2000건으로 10월 기준으로는 2001년(2만1780건) 이후 15년 만에 가장 적었다. 올 들어 10월까지 혼인 건수는 22만7900건으로, 이 추세라면 올해 처음으로 연간 혼인 건수가 30만건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올 1~7월 혼인도 36만822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줄었다.

한국 정부는 저출산대책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1억 총활약 사회(2050년 이후에도 인구 1억명을 유지하는 사회) 실현’ 등의 정책을 내놓았지만, 양국의 출산율은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김재후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