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개발원 "해운동맹 부산항 기항 줄여…새로운 유치 전략 시급"

내년 4월로 예정된 글로벌 선사들의 해운동맹(얼라이언스) 재편에 따라 부산항의 환적화물이 추가로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22일 "최근 발표된 오션 얼라이언스와 디얼라이언스의 항로계획을 분석한 결과 부산항을 거치는 아시아-북미 항로가 15개에서 13개로, 아시아-북유럽 항로는 3개에서 2개로 각각 줄었다"고 밝혔다.

오션 얼라이언스에는 중국의 코스코, 프랑스의 CMA CGM, 대만 에버그린, 홍콩 OOCL이 가입했고 디얼라이언스에는 독일 하파그로이드, 일본의 3시(K-라인,MOL, NYK), 대만 양밍이 속해있다.

현대상선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은 2M(덴마크 머스크, 스위스 MSC)는 아직 항로 재편에 관한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아시아-북미, 북유럽 항로는 부산항 환적 물동량의 43.5%를 차지한다.

북미 항로는 부산항 환적 물동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6.6%나 된다.

게다가 다롄, 칭다오, 톈진 등 북중국 항만에 직기항하는 서비스가 늘어 부산항 환적화물이 이탈할 우려가 크다고 해양수산개발원은 밝혔다.

이러한 해운동맹의 항로 변경에 따라 연간 최대 35만개(20피트 기준)에 이르는 부산항의 환적화물이 추가로 이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3대 해운동맹이 부산항에서 처리하는 아시아-북미 항로의 환적화물은 항로당 14만개, 아시아-북유럽 항로의 환적화물은 항로당 8만개이다.

해양수산개발원은 "이는 해운동맹에 가입한 선사들이 부산항에서 처리하는 환적 물동량만 대상으로 산출한 것이어서 다른 선사와의 협력 운송까지 고려하면 이탈 물량은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한진해운 사태로 말미암아 감소하는 환적화물과는 별개로 추가로 감소가 예상되는 물량이어서 부산항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라고 해양수산개발원은 강조했다.

더 큰 문제는 이탈하는 환적화물을 부산항으로 다시 유치할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해운동맹 소속 선사 간 환적 비중은 2015년 25.3%에서 26.9%로 늘어난 반면, 개별 선사의 자체 환적 운송은 29.8%에서 26.8%로 감소했다.

현재보다 더욱 강력한 형태의 새로운 해운동맹 재편은 소속 선사 간 환적 비중을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 재편되는 해운동맹들이 부산항에 기항하는 항로를 줄임으로써 이탈이 예상되는 연간 35만개의 환적화물을 다시 유치할 가능성은 당분간 아주 낮다고 해양수산개발원은 분석했다.

따라서 환적화물 유치와 증대를 위한 새로운 시각의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물량을 기준으로 획일적으로 지급하는 환적 인센티브를 단기적으로는 선사별 맞춤형으로 전환해 부산항을 환적 거점으로 적극 활용하는 선사를 우대하는 식으로 차별 적용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부산항의 환적 여건을 개선하는 데 투입해 선사의 비용을 줄여주는 한편으로 아시아 역내를 운항하는 국적 선사들의 항로 신규 개설과 확대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시아 역내를 운항하는 국적선사들이 부산항 환적 물동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19%에서 올해는 21%로 늘어, 연간 200만개에 육박하고 있다.

환적화물의 터미널 간 수송 효율화, 운영사 통합 등 부산항의 환적 여건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해양수산개발원은 주장했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lyh950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