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동력 분산식 고속열차' 16량 구매 계약

코레일은 현대로템의 한국형 차세대 고속차량 16량을 2021년 3월 말까지 590억원에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지금까지 'KTX-산천'과 같은 국산 고속열차는 동력추진 장치가 열차의 앞과 뒤 차량에 배치된 동력집중식으로 개발됐다.

하지만 이번에 구매를 결정한 '동력 분산식 고속열차'는 객차마다 엔진을 장착하는 열차다.

운행 최고속도가 시속 320㎞이며 설계 최고속도는 시속 352㎞로 국내에서 가장 빠른 고속열차가 될 전망이다.

코레일은 이번 계약체결로 중국과 일본이 선점한 세계 고속철도 수주전에 도전장을 내밀 발판이 마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하반기 공고 예정인 말레이시아-싱가포르 350㎞ 구간 고속철도 입찰에도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동력 분산식 고속열차는 국가 연구개발(R&D)사업인 'HEMU-430X'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해 좌석을 효율화하고 가·감속 능력을 향상했으며, 엔진이 분산돼 일부 장애가 발생해도 운행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엔진이 객차의 하부에 배치됨에 따라 차량 전체의 공간을 객차로 활용할 수 있어 좌석 수가 KTX-산천(363석)보다 40∼50%(회전식 515석∼고정식 549석) 늘고, 2편성을 연결할 경우 총 좌석 수는 최대 1천98석으로 KTX-산천 3편성을 합한 것보다 많다.

엔진이 고르게 배치돼 선로와의 접지력이 높아지고 가·감속 성능이 획기적으로 향상돼 급제동 때 제동거리 단축으로 안전성이 높다.

시속 300㎞에 도달하는 시간이 230초로 KTX-산천의 316초보다 1분 26초나 단축돼, 정차역 간 거리가 짧고 곡선 선로가 많은 국내 철도환경에 최적화된 차량이라는 평가다.

홍순만 코레일 사장은 "더 많은 고객을 더 빠르고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으며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난 동력 분산식 고속차량이 도입되면 고속철도 시장에 새로운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며 "세계 철도시장에서 동력 분산식 열차가 급성장하는 상황에서 수출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유의주 기자 y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