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부당하고 과도한 특허권 수입 챙기기" 맞소송

2000년대 초반 휴대전화 업계의 제왕이었던 노키아가 21일(현지시간) 애플을 상대로 독일과 미국 등지에서 전방위 특허권 소송을 제기했다.

2011년 애플이 노키아에 특허권 사용료를 지불하기로 합의한 후 5년이 지난 뒤 이를 연장하라는 노키아의 요구를 애플이 거부하면서 해묵은 특허권 분쟁이 또다시 불거진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노키아는 미국 텍사스 동부 지방법원과 독일 뒤셀도르프, 만하임, 뮌헨 등지의 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 애플이 디스플레이, 사용자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 안테나, 비디오코딩 등 핵심 기술 분야에서 32건의 노키아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노키아가 주장하는 애플의 특허권 위반 행위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워치, 맥 컴퓨터, 애플 TV 등 애플의 제품 거의 모두에 해당하는 기본적인 기술 표준에 관련된 것들이다.

여기에는 무선 신호를 전송하고 증폭하는 기술, 자연언어 질문을 데이터베이스 언어로 번역하는 기술 등이 포함돼 있다.

노키아는 과거 자신들이 휴대전화를 제조할 당시 엄청난 연구 개발비를 투입해 만든 기본적인 특허들이 애플 등에 의해 무단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휴대전화 사업 부분을 매각한 노키아는 현재 특허권 면허가 주된 수입원이다.

노키아의 특허 사업 책임자인 일카 라나스토는 성명에서 "우리는 연구 개발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애플 제품을 포함한 현재의 모바일 기기들이 사용하는 수많은 기본적 기술들을 만들었고, 또 기여했다"면서 "이 특허를 사용하는 애플과 수년에 걸쳐 협상을 벌였지만, 이제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법적 조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애플은 이에 대해 일련의 특허권 보유 회사들을 상대로 새너제이 캘리포니아 주 연방법원에 반독점 위반 혐의로 맞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은 소장에서 "이들 회사가 노키아와 공모해 애플과 다른 혁신적 휴대전화 공급업자들, 궁극적으로 제품 소비자들로부터 부당하고도 반 경쟁적인 방식으로 과도한 수입을 챙기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