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내년 설(1월 28일)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를 진행한 결과, 전체 판매 수량의 98%가 5만 원 미만 상품인 것으로 나타나 청탁금지법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지난 8~18일 실시한 내년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 실적 집계 결과, 5만 원 미만 선물세트가 전체 판매 수량의 98%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만 원 미만 선물세트 판매 신장률은 418%에 달한 반면 5만 원 이상 선물세트의 신장률은 94%에 그쳤다.

이는 공무원과 교직원, 언론사 임직원 등에 대한 선물 상한액을 5만 원으로 규정한 청탁금지법의 직접적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내년 설은 지난 9월 28일 청탁금지법이 발효된 이후 사실상 처음 맞는 명절이다.

이마트는 이번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 매출이 작년 동기와 비교해 371.8%나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런 실적은 이마트가 올해 예약판매 시작 시점을 지난해보다 앞당기며 총 판매 일수가 사흘 늘어난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난해 설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 팀장은 "설 선물세트를 일찍 구매할수록 더 큰 할인 혜택을 주기 때문에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청탁금지법의 영향으로 5만 원 미만 세트가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상품군별 매출을 보면 과일과 축산, 수산 등 신선식품 선물세트의 지난해 대비 매출 신장률이 624.1%를 기록하며 전체 평균을 훌쩍 뛰어넘었다.

세부 품목별로는 과일세트가 751.5%, 건 식품세트가 722.5%, 수산 선물세트가 377.5% 등이었다.

또 중저가 세트가 다수 포함된 가공 및 생활용품 선물세트도 높은 매출 신장률을 나타냈다.

대표적으로 캔햄과 참치캔 등이 중심이 되는 통조림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 설과 비교해 979.1%가 급증했으며 샴푸와 일상용품으로 꾸린 뷰티케어 선물세트는 1천223.3%나 매출이 상승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반대로 개인구매 비중이 높은 건강선물세트나 택배 배송이 어려운 주류 선물세트는 각각 신장률이 32.8%와 -37%로 나타나 부진했다.

이마트는 이번에 선물세트를 일찍 구매할 수록 더 큰 할인혜택을 주는 '얼리버드 프로모션'을 실시해 초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마트는 행사카드로 D-42일까지는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최대 10%, D-32일까지는 최대 7%, 사전예약 마감일까지는 최대 5% 할인율을 차등 적용했다.

또 사전예약 판매물량을 작년 설보다 20%가량 늘려 준비했으며 고객의 수요에 맞춰 중저가 선물세트 구성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