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읽기 들어간 기업은행장 선임…외부 출신은 배제
차기 기업은행장 선임과 관련, 권선주 행장(60)의 유임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는 가운데 교체할 경우 김도진 부행장(57)과 김규태 전 전무(62) 등 내부 출신 두 사람이 유력 후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19일 “금융위원회 등이 권 행장의 연임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는 중”이라며 “새 행장을 뽑아야 할 경우에 대비한 후보군엔 관료 출신은 배제하고 기업은행 내부 인사로만 채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는 “외부 출신도 고려했으나 내부 선임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게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내부 출신 후보자로는 김도진 부행장(경영전략그룹)과 김규태 전 전무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권 행장의 임기 만료일이 12월27일인 만큼 되도록 이번주 안에 연임 또는 신임 행장 선임 여부를 결정한 뒤 후보자를 추천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권을 행사하게 된다.

금융권에선 두 가지 이유 때문에 금융위, 청와대, 총리실이 권 행장 연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정국이 혼란한 상황에서 새로운 인물을 행장으로 임명하면 자칫 인사 잡음이 생길 수 있다는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신임 행장의 재신임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권 행장뿐 아니라 다른 후보들도 꼼꼼히 검증하고 있다”며 “지금은 어느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고 말하기 힘들다”고 했다.

권 행장은 연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중소기업은행에 입행했다. ‘첫 여성 1급 승진’ ‘첫 여성 지역본부장’ 등 기업은행에서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 그는 2013년 12월 국내 처음으로 여성 은행장 자리에 올랐다.

김 부행장은 경영전략그룹을 이끌고 있다. 1959년 경북 의성 출생으로 대륜고와 단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비서실, 종합기획부 등 본부 주요 부서와 영업점을 두루 거쳤다. 기획력 및 대외 교섭력 등을 인정받고 있다. 김 전 전무는 거창 대성고와 경기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통솔력과 뚝심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 카드사업본부를 지휘할 때 신규 카드 출시 1년 만에 42만 개인고객을 새로 확보해 주목받았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