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감소세 -21.5%에서 -0.4%로 완화…피해예상 품목도 선전
"소비재 더 적극적 활용해야…다각도 접근 필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수출입은 어려움 가운데서도 비교적 선전했고 투자는 보다 활발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KOTRA)는 오는 20일 한·중 FTA 발효 1주년을 맞아 부문별 성과를 19일 점검했다.

수출은 글로벌·중국 경제성장 둔화,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 확대, 유가 하락 등으로 연초 급감했으나 감소세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월별 대(對) 중국 수출 증감률을 보면 발효 초기인 1월에는 전년 같은 달의 -21.5%까지 떨어졌지만 2월 -13.0%, 3월 -12.2%, 8월 -5.3%, 9월 -9.0%, 10월 -11.3%, 11월 -0.4% 등으로 감소 폭이 완화했다.

품목별로 보면 수산물과 섬유제품의 수출 증가율은 지난 10월 기준 전년 같은 달보다 각각 24.9%와 17.1%로 큰 폭 늘었다.

농산물 수출은 2.8% 증가했다.

전자상거래 수출규모는 지난 1∼3분기 1조2천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7% 급증했다.

FTA 수출활용률은 발효 초기인 지난해 12월 8.2%로 시작해 지난달 38.3%까지 올랐다.

다만, 가공무역이 활발한 전자부품은 양호한 수출실적에도 불구하고 FTA 활용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대중 수입은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수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제기됐던 피해 예상 품목도 비교적 선전했다.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2014년 8.5%, 2015년 0.2% 늘었으나 올해(1∼11월)는 -4.8%로 떨어졌다.

중국산 공산품 수입(10월 기준)은 5.9% 감소했고, 피해 우려 품목이었던 농산물(-2.1%), 보일러(-49.0%), 귀금속(-5.5%) 수입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투자는 FTA 발효 전보다 활발해졌다.

중국의 한국에 대한 투자(9월 신고 기준)는 8.5% 증가했고, 한중 FTA를 활용해 중국에 진출하려는 다른 나라로부터의 한국 투자도 13.4% 증가했다.

과거 부동산, 금융 등에 치우쳤던 투자 분야는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전기차, 항공우주 등 신산업 분야로 다각화됐다.

지난달 새만금에 고분산실리카 생산 공장을 지은 벨기에 솔베이사(社)나 지난 4월 삼양과 합작해 차세대 이온 교환수지 공장을 준공한 일본 미쓰비시화학처럼 한중 FTA를 활용하려는 글로벌 기업의 한국 투자도 잇달았다.

한중 무역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졌던 무역장벽은 다소 완화됐다.

지난 4월에는 화장품 해상간이통관을 시행했고 내년 1월부터는 양국 원산지 전자자료 교환시스템(EODES)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또 전기·전자제품 상호인정을 통해 중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은 필수적으로 부착해야 하는 강제성제품인증(CCC) 발급에 필요한 시험성적서와 공장심사를 우리나라 인증기관을 통해 받을 수 있게 됐다.

산업부와 코트라는 오는 20일(현지시각) 중국 광저우(廣州), 톈진(天津), 다롄(大連) 등 3개 지역에 '한·중 FTA 활용지원센터'를 추가로 개소해 기존의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칭다오(靑島), 청두(成都)를 비롯한 주요 도시 설치를 완료할 방침이다.

코트라는 "한·중 FTA의 최대 수혜 업종으로 기대를 모았던 소비재와 식품 분야의 대중 수출 성과가 양호했고 FTA 활용도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러나 애초 높은 기대 수준를 고려하면 소비재 분야의 더 적극적인 FTA 활용이 요구되며 관세철폐뿐 아니라 비관세장벽 완화 조치, 지역·산업단지·산업별 협력 등과 같은 다각적인 FTA 활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e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