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재개하면서 최근 화폐 개혁 충격으로 성장 위축이 우려되는 인도는 회복이 늦어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온다.

김용식 포스코 경영연구원 뉴델리 사무소장은 1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도도 다른 신흥국처럼 자국 화폐(루피) 가치가 떨어지고 외국 투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라며 "인도의 대외 지불 부담이 늘어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부정적 영향이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인도가 지난달 전체 유통 현금의 86%를 일시에 사용 중지시키는 화폐 개혁으로 이미 소비가 위축되고 외국 투자금이 이탈하는 상황에서 미국 금리 인상마저 겹쳐 화폐 개혁 충격에서 회복하기까지 적어도 몇 개월은 더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 신용평가사 케어 레이팅스의 마단 사브나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이날 일간 퍼스트포스트 기고문에서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도에서 외국으로 자본 유출이 시작될 것"이라며 "최선의 경우 자본 유출은 막더라도 자본 유입 속도는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루피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물가가 올라가면서 인플레이션이 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인도 경제가 내수 중심이기에 전체적인 경제 성장률은 미국 금리 인상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으리라고 그는 예상했다.

한편, 미국 투자은행 BoA메릴린치는 중기 이상 길게 내다보면 미국 경제가 회복됨으로써 인도 역시 수출 수요가 살아나는 등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는 지난달 8일 검은돈 근절을 목표로 기존 500루피와 1천루피 등 고액권 지폐 사용을 중지하고 신권으로 교체하는 화폐 개혁을 단행하면서 소비가 위축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번 회계연도 인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7.9%에서 6.8%로 낮췄으며 도이체방크도 7.5%에서 6.5%로 하향 조정했다.

인도중앙은행(RBI)은 지난 7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종전 7.6%에서 7.1%로 낮추면서도 미국 금리 인상 충격을 우려해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고 동결한 바 있다.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ra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