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14일(현지시간) 단행한 기준금리 인상이 한국의 수출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의 주요 수출 시장인 신흥국이 금융 불안과 경기 침체에 시달릴 가능성이 커져서다.

한국무역협회는 15일 ‘미국 금리 인상의 우리 수출 영향’ 보고서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 경기침체, 달러화 강세, 유가 하락 등 국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며 “한국 수출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신흥국으로의 수출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가와 신흥국 경기에 민감한 석유화학, 자동차, 일반기계 등의 업종이 주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높아진 금리를 좇아 미국으로 글로벌 자금이 몰리면 신흥국의 실물투자와 소비가 위축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무협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적자 비율과 국가 부채 수준이 높은 터키,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가 미국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무협은 업종별로 석유화학, 자동차, 일반기계, 철강 수출이 금리 인상 때문에 부진을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 하반기 국제 원자재값 상승 덕에 살아났던 이들 업종의 신흥국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은 최근 국제 유가 상승으로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 업종이다. 자동차도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지역으로의 수출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반기계는 유가가 떨어지면 셰일가스 업체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중대형 건설 부문 중심으로 어려움이 생길 것으로 전망됐다.

김경훈 무협 수석연구원은 “Fed가 시장 전망보다 빠르게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인다면 한국의 수출 전망에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서 미국 수출 기업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환차손에 취약한 중소기업은 환변동 보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