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대외건전성이 양호하기 때문에 당장 급격한 자본유출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시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미국 금리인상으로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가 어렵게 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기준금리 결정은 자본 유출입도 고려할 요소지만, 경기와 물가를 포함한 전반적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연준 금리인상만으로 예단할 수 없다"며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민간부문의 외화유동성이 풍부하고, 외환보유액도 부족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그는 국내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세계경제의 회복에 힘입어 미약하나마 완만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그러나 대내외 여건의 급속한 변화를 고려하면 향후 성장경로에는 지난 10월 전망치보다 하방리스크가 다소 증대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진 여건의 변화를 신중히 지켜봐야 하고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유의해야 하며 가계부채의 증가세가 지속되는 점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통화정책은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으나 그 과정에서 금융안정에 한층 유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금융당국이 준비하는 채권시장안정화펀드의 재가동에 드는 재원을 결국 한은이 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펀드의 재원은 기본적으로 금융기관 투자로 조성되는 것"이라며 "단지 필요한 경우에는 펀드 출자 금융기관의 유동성을 한은이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