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대중(對中) 강경책을 펼칠 것임을 예고하자 중국사업 비중이 높은 미국 기업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보복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당선자가 최근 ‘하나의 중국’ 원칙 폐기를 시사한 데 대해 미국 기업은 중국사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지 모른다고 걱정하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블룸버그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기업의 중국 시장 의존율(매출 기준)은 애플이 23%였고, 통신칩 제조업체 퀄컴은 57%에 달했다.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 마이크론은 43%였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대만과의 국교정상화 등에 나서면 중국은 자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반독점 조사 △각종 산업규제 강화 △정부 조달 시장에서 미국 기업 배제 등의 보복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미국 기업은 보고 있다. 케네스 재럿 주중미국상공회의소 대표는 “미·중 관계가 나빠지면 막강한 구매력을 보유한 국유기업은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보면서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끊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중국 정부가 대만산 제품 및 부품을 사용한 제품에 전면적인 금수조치를 내리는 것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술기업 상당수가 대만산 반도체칩을 사용하고 있거나 대만 기업의 중국 내 공장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