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3년간 내실 다진다"
현대상선이 2021년까지 글로벌 시장점유율 5%, 영업이익률 5%를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향후 2~3년간 사업 확장 대신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000억원 규모의 추가 신규 자금도 지원받는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사진)은 12일 서울 연지동 현대그룹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해운시장은 점유율 확장을 위한 치킨게임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다”며 “2018년까지는 사업 확장보다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 사장은 “강점이 있는 아시아·미주 시장에 경쟁력을 집중하며 2021년까지 시장점유율 5%, 영업이익률 5%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상선은 2018년까지 선대(선단규모) 개편, 한진해운 터미널 인수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는 등 수익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영업이익을 내고 부채비율 400% 이하를 유지하겠다는 계산이다. 유 사장은 “선대를 확충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은 2018년 이후로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상선이 당분간 선대 확장을 하지 않는 것은 자의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해운동맹 2M과 3년간 제한적인 협력을 맺는 조건 중 하나가 현대상선이 단독으로 원양선대를 확장해선 안 된다는 것이어서다. 유 사장은 2M과의 협력이 정식 가입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우려에 대해선 “보는 시각에 따라 미흡하게 볼 수도 있지만 현재 현대상선의 상황을 고려하면 최선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이달 현대상선에 30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전환사채(CB) 형태로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상선은 이 자금을 한진해운의 스페인 알헤시라스터미널 인수에 사용할 계획이다. 한진해운의 또 다른 자산인 미국 롱비치터미널은 MSC가 인수하면 현대상선이 일부 지분만 매입하기로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