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조립업체로 잘 알려진 대만 폭스콘이 올해 초 인수한 일본 자회사 샤프와 함께 중국에 세계 최대 규모의 LCD(액정표시장치) 공장을 건설한다. 폭스콘의 자본력과 샤프의 기술력을 결합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 삼성과 LG에 도전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12일 중국 제일재경일보에 따르면 두 회사는 공동으로 480억위안(약 8조1000억원)을 투자해 중국에 TV용 대형 LCD 공장을 세워 2019년부터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투자금의 대부분은 폭스콘이 부담하고 샤프는 기술을 제공할 예정이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은 브라운관TV에서 액정TV로 전환하는 과도기에 있다. 폭스콘은 이 시장에서 TV 판매량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두 회사는 신공장 건설을 통해 생산원가를 줄이고 샤프의 LCD TV 전략 브랜드인 ‘아쿠오스(AQUOS)’에서 쌓은 기술을 활용해 경쟁력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우선 광저우를 공장 후보지로 고려하고 있지만 다른 지방정부와도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콘과 샤프는 세계 TV 패널 시장에서 합계 점유율이 약 20%로, 삼성과 LG에 이은 3위다. 삼성과 LG는 시장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폭스콘은 지난달 반도체 시장 진출을 선언하는 등 최근 들어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