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수출 물꼬' 터준 월드옥타…상담액 2억달러
플라스틱 착색제 마스터배치를 제조하는 동방화학이 첫 수출에 성공한 것은 2014년이었다.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회장 박기출·사진)가 주최한 ‘해외 한인 글로벌마케팅 사업’에 참여한 것이 계기였다. 독일에서 건자재·화학제품 무역업을 하는 최예국 트리스톤유럽 대표를 그해 3월 한국에서 만났다.

월드옥타 프랑크푸르트지회에 속한 그는 “품질이 좋고 가격도 비싸지 않아 유럽 수출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후 독일로 돌아가 직접 영업을 뛰었다. 성과가 바로 나왔다. 독일 내 3위 화학회사 로미라가 “제품 테스트를 해보고 싶다”며 9만7000달러어치 샘플을 주문했다. 작년엔 주문량을 42만달러어치로 확 늘렸다. 상업 생산에도 쓰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올해는 주문액이 110만달러에 달한다. 동방화학 관계자는 “독일 첫 수출 이후 베트남, 인도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전에서 열린 월드옥타 차세대 바이어 발굴사업 매칭 상담회에서 서영두 인도지회 마케터(오른쪽)가 중소기업 관계자와 상담하고 있다. 월드옥타 제공
대전에서 열린 월드옥타 차세대 바이어 발굴사업 매칭 상담회에서 서영두 인도지회 마케터(오른쪽)가 중소기업 관계자와 상담하고 있다. 월드옥타 제공
◆수출 상담액 2억달러 육박

국내 최대 재외동포 경제단체 월드옥타의 글로벌 마케팅 사업이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 물꼬를 터주는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해외 각 지역에 진출해 있는 월드옥타 회원과 국내 수출 초보기업(수출액 연 10만달러 미만)을 매칭하는 이 사업을 통해서만 2009년부터 2014년까지 6년간 2114만달러(약 248억원) 규모의 수출계약이 성사됐다. 상담액은 같은 기간 2억7200만달러(약 3182억원)에 달했다.

월드옥타는 올 들어 대전과 부산에서 잇달아 상담회를 열며 지방 중소기업 발굴에 나섰다. 차세대 바이어 발굴 지원사업이란 이름으로 지난 3월 열린 대전 행사에선 36개국, 51개 도시의 월드옥타 회원 119명이 참여했다. 국내 중소기업 215곳이 행사에서 상담을 한 뒤 총 51만달러(약 6억원)의 수출계약을 성사시켰다. 4월 부산에서 열린 매칭 행사에선 17건의 계약이 맺어졌다. 계약금액은 총 137만달러(약 16억원)에 달했다.

◆글로벌 창업·취업 지원도 나서

월드옥타는 한국산업진흥원, 한국테크노파크협의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지방 중소기업과 월드옥타 회원을 이어주는 ‘수출 친구맺기 사업’도 벌이고 있다.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싶어도 정보와 인력 등이 없는 중소기업에 월드옥타 회원들이 맞춤형 지원을 해주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472개 중소기업과 월드옥타 회원 274명이 참여했다. 840건의 수출 친구맺기가 성사됐다.

월드옥타가 해외에서 개최하는 주요 행사에 이들을 초청해 현지에서 컨설팅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지난 7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월드옥타 북미주경제인대회’에서 총 80개 기업이 439건의 수출 상담을 했다. 상담액은 1031만달러(약 120억원)에 이르렀다. 뉴욕지회가 연 ‘K비즈 수출상담회’에선 8개 기업이 34만7000달러(약 4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월드옥타는 지난 2월 경기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에 ‘월드옥타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도 열었다. 71개국 143개 도시에서 활동 중인 2만4000여명의 월드옥타 회원을 국내 기업이 언제든 활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박기출 회장은 “유대인과 중국 화상은 세계 경제인 네트워크를 통해 끈끈한 유대 관계를 기반으로 세계 시장에서 급성장했다”며 “월드옥타가 한국 경제인들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