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금융시장이 13∼14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향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FOMC에서 정책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확신하면서 향후 미국의 금리 정책 신호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이 물가와 금리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는 염려 속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내년에 두 차례 이상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기 때문이다.

실제 블룸버그 서베이에선 내년 말 연방 기금금리 전망치(중간값)가 연 1.25%로 제시됐다.

이런 점에서 전문가들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미국 대선 전에 언급한 '고압경제(high pressure economy·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물가가 오르는 현상)'를 이번 FOMC에서도 다시 꺼내 들지에 주목하고 있다.

옐런 의장은 대선 전에는 고압경제를 용인하는 게 바람직할 수 있다는 견해를 보였으며 이는 일시적으로 과열 경기를 용인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즉, 물가가 오름세를 지속하거나 연준 목표인 2% 수준을 넘더라도 금리 인상에 최대한 신중하겠다는 의미다.

미국 경제 내 총수요가 총공급을 확실하게 압도하는 것을 확인하기 전까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옐런 의장의 고압경제 입장이 내년 미국 금리 인상 속도뿐 아니라 시중 금리와 달러화 흐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FOMC 회의에서 미국이 고압경제를 용인하는 분위기가 다시 확인되면 국채 금리의 추가 상승이 당분간 제한되면서 달러화도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압경제 용인이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박형중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회의에서 관심사는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가늠할 단서를 제공하는지에 있다"며 "옐런 의장이 이번에 고압경제를 용인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한다면 내년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 인식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연준의 다음 금리 인상 시기는 내년 6월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이번 FOMC 회의에서 고압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면 금리와 달러화 가치 추가 상승 압력이 커져 신흥국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한편 대신증권은 한국은행이 저성장, 저물가, 가계부채 부담 등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을 고려해 내년 상반기에 추가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차별화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