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가 기계 컨트롤…IoT '이종교배' 활발
실내 공기 상태를 측정하는 공기측정기가 공기청정기 및 에어컨을 자동으로 컨트롤하는 시스템이 개발됐다. 공기측정기가 실내 미세먼지나 이산화탄소, 휘발성유기화합물 등의 농도를 체크하다가 일정 기준이 넘으면 공기청정기를 작동시키는 방식이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가전제품들을 연결한 첫 사례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민간 기상업체 케이웨더는 최근 두 회사 제품을 연동하는 시스템의 개발을 완료하고 일부 다중이용시설에 시범적으로 설치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무풍에어컨 및 공기청정기 블루스카이와 케이웨더의 공기측정기 에어가드K가 연결 대상이다.

에어가드K는 온도와 습도,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휘발성유기화합물, 소음 등을 측정한다. 에어가드K는 미리 설정한 기준에 어긋나는 측정 결과가 나오면 원격으로 에어컨이나 공기청정기를 자동으로 켠다. 해당 수치가 기준선 아래로 내려오면 다시 자동으로 에어컨 및 공기청정기의 작동을 멈추게 한다. 사람의 조작 없이도 기계끼리 소통해 실내 공기 질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는 셈이다.

가전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제품끼리가 아니라 삼성전자 제품과 다른 회사 제품이 IoT로 연동된 것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제품군에서 연동되면 이뤄질 수 있는 조합에 한계가 있지만 다른 회사 제품과 연동되면 무한한 조합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스마트홈 클라우드 관련 응용 프로그램 도구(API)를 외부에 공개한 결과다. API를 공개하면 외부 기기가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IoT로 제어할 수 있다. 삼성전자 가전제품에 접근할 수 있는 ‘비밀번호’를 공개한 것과 같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는 “우리는 공기 상태를 측정하고 분석하는 일을 하는데 분석만으로는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바꾸지 못한다”며 “이런 측면에서 삼성전자의 공기청정기 및 에어컨과 연동하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그 기대는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