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반도체기업 아익스트론을 인수하려던 중국 기업이 결국 미국의 반대로 인수계획의 포기를 선언했다.

9일 중국 인터넷 경제매체 일재망(一財網)에 따르면 아익스트론 인수를 추진해오던 푸젠(福建) 훙신(宏芯·그랜드 칩)투자펀드는 홈페이지에 아익스트론 인수계획의 실패를 선언했다.

훙신은 "인수 약정상의 조건을 실현할 방법이 사라져 계약이 더 이상이 유효하지 않다"고 밝혔다.

훙신은 인수포기 결정의 사유로 미국 정부의 반대를 들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훙신투자펀드에 대해 아익스트론 미국 자회사 인수 계획을 "완전히 영구적으로 포기할 것"을 명령한 바 있다.

미국 재무부도 "아익스트론의 기술은 군사적 용도가 있다"면서 "외국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집단이 국가 안보를 해칠 수 있다는 신뢰할 만한 증거가 있다면 대통령의 권한으로 인수를 중단하거나 막을 수 있다"며 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의 제동 이후 그동안 시장에서는 아익스트론이 미국 자회사 부문을 떼어내면 훙신의 인수계획이 미국의 비준을 받을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1983년 설립된 독일의 반도체설비 공급 기업인 아익스트론은 현재 경영적자가 심화하고 있다.

지난 5월 훙신은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 아익스트론 인수 의사를 내비친 뒤 7월 말에 6억7천만 유로에 아익스트론을 인수하겠다는 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다.

아익스트론 인수 실패로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중국은 최근 들어 자국의 반도체산업 투자를 대폭 늘리는 한편 미국, 대만 등 해외 반도체기업의 인수·합병(M&A) 투자에 나서고 있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