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파나소닉, 오스트리아 車전조등 업체 1조원에 인수 임박

일본의 세계적인 전기전자업체 파나소닉이 오스트리아의 자동차부품 대기업 ZKW그룹 인수를 통해 차량 전조등(헤드라이트)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양사는 현재 최종교섭 단계로 인수금액은 1천억엔(약 1조290억원)이 될 전망이라고 5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는 업종이나 국경을 뛰어넘은 자동차부품 재편 움직임의 연장선에서 이뤄졌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IT(정보기술)나 전기전자업체들이 자율주행이나 전기자동차(EV) 보급에 따라 생기고 있는 사업 기회를 살려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을 시도하고 있다.

파나소닉과 ZKW는 인수계약의 상세한 내용까지 거의 확정, 이달 중에는 기본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1938년 설립된 ZKW의 주력제품은 에너지를 절약하면서도 좀 더 멀리, 밝게 비추는 자동차의 발광다이오드(LED) 전조등이다.

구미, 중국, 인도에 생산 및 연구거점을 두고 제너럴모터스(GM) 등 구미 자동차 대기업에 납품 중이다.

ZKW의 2016년 매출 전망은 9억유로(약 1조1천220억원)이며 종업원은 약 7천500명이다.

전조등 세계시장은 수위권을 형성한 일본 고이토제작소와 프랑스 발레오그룹 두 회사가 합해 50%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ZKW의 점유율은 5% 정도로 추정된다.

그런데 자율주행차 시대에 전조등은 안전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부품이 된다.

진행방향을 예측해 비추는 방향을 변경하거나, 밝기를 조정하는 기술개발이 진행 중이다.

파나소닉은 센서 등 분야에서 풍부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양사가 강점을 지닌 경영자원을 합해 보다 잘 보이는 전조등 체계를 개발해 전조등 분야의 양강을 추격하겠다는 의지다.

파나소닉의 자동차관련 사업은 내비게이션과 차량 탑재용 축전지가 주력이었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와 차량용 축전지에 총액 5천억엔 규모를 투자, 양산계획을 진행 중이다.

2019년 3월에 끝나는 2018회계연도에는 자동차관련 연결매출 2조엔(2015년도 대비 50% 증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폭넓은 분야에서 유력한 부품업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작년에는 스페인 자동차부품 대기업으로 사이드미러 등을 취급하는 휘코사 인터내셔널에 49%를 출자, 전자미러 공동개발을 시작했다.

자동차산업은 업종을 넘나드는 부품 재편이 진행 중이다.

축이 되는 것은 IT나 전기전자 대기업이다.

한국 삼성전자는 11월 세계적인 전장 업체인 미국 하만 인터내셔널을 8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독일 지멘스는 발레오와 전기자동차용 구동계부품 합자회사를 설립했고, 미국 구글은 자율주행으로도 연결되는 로봇 관련 기업을 인수해 왔다.

소프트웨어나 센서 분야 기술의 장점을 살려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