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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 중소기업을 단순한 지원 대상에서 ‘동반성장’을 위한 협력자로 보기 시작했다. 중소 협력업체들의 경쟁력이 곧 자사 제품과 서비스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대기업이 ‘사회공헌’ 형식으로 중소기업을 돕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대기업이 중소 협력사에 보유한 기술을 제공하거나 교육을 강화하면 그만큼 제품 완성도가 높아져 이익으로 되돌아온다는 분석이다. 대기업은 또 협력업체들의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거래대금 지급을 앞당기거나 현금결제 비율을 높이고 있다.

대기업도 이득

포스코는 동반성장을 하면 대기업에 이윤이 돌아온다는 점을 보여줬다. 포스코는 협력기업과 함께 기술개발 및 원가절감을 통해 수익성이 향상되면 그 이익을 일정비율로 나누는 ‘성과공유제’를 시행하고 있다. 최근 3년간 319억원을 해당 기업에 현금으로 보상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은 자율적인 체질 개선과 기술개발의 이익을 창출하고 포스코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경쟁력 확보와 품질 향상을 실현할 수 있다. 포스코는 금융지원, 기술협력, 파트너십 강화, 컨설팅 및 교육, 일자리 창출, 소통강화 등 6개 카테고리의 32개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GS그룹의 GS홈쇼핑은 중소기업과 해외 동반 진출에 성공했다. 말레이시아, 중국, 인도,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터키 등에 진출한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독자적으로 해외 진출이 어려운 중소 협력회사에 해외 판로를 열어주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주고 있다.

협력업체 재무개선 앞장

[동반성장 앞장서는 기업들] "중기는 도우미 아닌 우리들의 동반자"…대기업이 달라졌다
대기업은 중소 협력업체를 재무적으로 탄탄하게 만들어 장기적인 경영 협력이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

GS그룹의 GS칼텍스는 협력사의 자금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100% 현금결제’를 하고 있다. 하자가 없으면 납품 후 1주일 안에 현금을 지급해 협력회사의 자금 회전력을 높이고 어음할인 등으로 발생하는 손실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또 품질과 신용이 우수한 협력회사와는 2~3년간 장기계약을 맺어 경영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장기적인 기술개발이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

포스코 역시 거래 중소기업의 경영 안정을 위해 결제 금액을 규모에 상관없이 납품 후 3 영업일 이내 주 2회 조건으로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자금 소요가 집중되는 명절에는 명절 1주일 전부터 매일 자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 밖에 포스코는 대출지원 펀드, 재무안정 지원 펀드 등을 조성했으며 설비구매 중도금 제도를 신설해 중소기업 생산 및 운영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상생 펀드를 만드는 곳도 많다. GS리테일은 우리은행과 손잡고 상생펀드 2000억원을 조성해 경영주의 투자비 부담을 줄이고 있다. 한화그룹의 (주)한화는 우리은행과 공동으로 상생펀드를 조성해 135억원의 대출을 중소기업에 지원했다. (주)한화는 매년 우수 협력업체를 시상해 연간 2000억원 이상의 물품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결제한다.

교육, 시스템 투자도 적극

협력업체에 교육 등의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한진그룹의 대한항공은 항공우주사업본부 협력업체들이 단순한 물량 제공에서 벗어나 국제 항공 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을 받도록 지원하고 있다. 해외 기술연수 프로그램 지원, 해외 선진 항공업체 산업시찰 등도 하고 있다.

한화토탈은 ‘협력사 안전관리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중소 협력사들이 대기업에 비해 안전관리 역량이 부족하고 체계적인 안전관리 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화토탈 안전관리 담당자는 “협력사 직원들의 안전 확보야말로 진정한 상생경영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협력사의 기술력을 홍보해주고 해외 판로 개척도 돕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