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통신회사인 오라스콤이 북한 내 금융 자회사인 오라뱅크(Orabank)를 폐쇄하기로 했다고 이집트 일간 데일리뉴스이집트가 5일 보도했다.

이집트 통신 재벌 나기브 사위리스가 소유한 오라스콤 텔레콤 미디어&테크놀러지(OTMT)는 전날 성명을 내고 미국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제재로 인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5차 핵실험을 응징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새 대북제재 결의 2321호를 내놓은 이후 첫 이행 사례로서 발표된 것으로 보인다.

오라스콤은 이번 폐쇄 절차에 따라 오라뱅크의 모든 현금과 유동성 자산을 OFAC 제재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지정된 오라스콤 자회사로 옮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라스콤은 북한 내 이동통신사인 '고려링크'는 미국의 제재에도 계속 운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라스콤은 2008년 총 4억 달러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북한의 이동통신 사업권을 따냈고, 북한 체신성과 합작으로 '고려링크'를 설립해 북한에서 휴대전화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수익의 외부 반출 난항, 북한 내 경쟁업체 등장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해 고려링크를 계열사에서 협력사로 전환했다.

앞서 북한 전문매체 NK 뉴스는 사위리스 오라스콤 그룹 회장의 전용기가 북한에 들어갔다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오라스콤이 '고려링크' 문제로 북한 당국과 고위급 회담을 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한때 고려링크 지분의 대부분을 소유했던 오라스콤은 최근 북한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본국인 이집트로 가져오는 데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한 바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