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영선사 발주 유조선 현대重·삼성重 중 1곳 품으로

올 한해 극심한 수주가뭄에 시달려 온 국내 조선업계에 연말연시를 맞아 '러시아발(發) 선물'이 날아들 전망이다.

러시아의 국영선사인 소브콤플로트(Sovcomflot)가 발주하는 유조선은 국내 조선업체의 수주가 확정됐고, 러시아 야말(Yamal) 프로젝트에 투입될 LNG선의 수주 경쟁에서도 우리 업체가 유력한 후보로 이름이 올라 있다.

5일 조선·해운 전문지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선사인 소브콤플로트(Sovcomflot) 경영진은 최근 한국을 방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을 만나 아프라막스급(11만DWT) 유조선 신조 협상을 진행했다.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소브콤플로트 세르게이 프랑크 회장의 이번 방한은 지난달 24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열린 쇄빙유조선 '시투르만 옵친(Shturman Ovtsyn)호'의 명명식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기간 프랑크 회장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두 회사를 차례로 만나 여러 척의 유조선 발주를 어느 회사에 맡길지 최종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소브콤플로트는 거의 2년간 유조선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으며, 이번에는 아프라막스급 유조선 4척의 발주를 앞두고 있다.

발주 규모는 약 2억 달러(2천340억)이다, 유조선은 쉘(Shell)사에 용선, 러시아에서 생산된 원유를 운송하는 데 사용될 전망이다.

소브콤플로트는 지난 5월부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두 회사 중 한 곳에 유조선을 발주하는 방안을 저울질해왔으며,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는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9월 현대중공업이 선박 수주를 확정했다는 보도가 있었으나 소브콤플로트는 외신 보도를 통해 이를 부인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브콤플로트의 유조선 발주 건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중 어디서 맡느냐만 남았을 뿐, 우리 조선업체의 수주는 확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 야말 프로젝트에 투입될 LNG선 수주 경쟁에서는 국내 조선 '빅3'에 속하는 삼성중공업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야말 프로젝트는 북극해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대규모 자원개발 사업으로 여기에서 생산된 LNG의 절반은 유럽국가로, 절반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로 수출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러시아 야말에서 생산한 LNG를 중국 지역으로 운송하기 위해 LNG선이 필요하다.

북극항로를 온전히 운항할 수 있는 하절기에는 대우조선해양에서 건조 중인 쇄빙 LNG선 15척을 활용할 예정이지만, 북극항로 통과가 불가능한 겨울에는 야말에서 생산된 LNG를 북유럽 지역까지 운송한 뒤 이를 다른 LNG선에 옮겨실어 유럽~아시아 항로를 통해 중국으로 운송해야 한다.

이번 LNG선 발주는 동절기 유럽~아시아 항로에 투입되는 LNG선 11척 중 4척에 대한 것이다.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야말 LNG 프로젝트에 투입될 LNG선 가운데 마지막 4척의 용선 입찰이 연말까지 마무리될 전망이다.

연말께 4척의 용선사가 결정되면 이어서 신조선 발주도 이뤄지게 된다.

나머지 7척은 용선사 선정이 완료됐으며, 신조 대신 기존선을 활용키로 했다.

야말 LNG선 4척 입찰에는 삼성중공업과 중국 후동중화조선 등이 참여했으며, 한국과 중국 조선소가 경합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김동현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