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80) 전 대우그룹 회장이 매년 수십억 원대 가산금을 물어주게 생겼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김 전 회장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상대로 낸 '공매대금 배분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4일 밝혔다.

김 전 회장은 2006년 11월 분식회계, 국외재산도피 등의 혐의로 징역 8년 6월, 벌금 1000만 원과 함께 추징금 17조 9253억 원이 확정됐다. 그런데도 김 전 회장이 884억 원만 납부하자, 검찰은 2008년 6월 김 전 회장 소유 회사 베스트리드리미티드(옛 대우개발) 비상장주식 776만 7470주를 압류, 캠코에 공매대행을 의뢰했다.

캠코가 진행하는 공매에서 김 전 회장의 주식을 구입한 A수산업체는 매각결정 후 대금을 바로 완납했다. 하지만 주식 매각과정에서 세금 문제가 발생했다. 캠코는 매각대금 상당 부분을 추징금으로 배분했는데, 세금을 바로 납부하지 않으면 김 전 회장 측이 매년 납부해야 하는 가산금만 수십억 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공매대금으로 세금부터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1, 2심 판결은 달랐다. 1심은 공매대금 배분에서 추징금이 우선이라고 본 반면, 2심은 세금을 먼저 배분하는게 맞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1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압류재산이 제3자에게 이전되기 전까지 확정된 세금에 대해서만 국세 우선징수권을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에 적용된 '구 국세징수법'에는 매각한 주식의 소유권이 제3자에게 넘어갔을 때 압류 효력이 유지되는지에 관한 규정이 없었지만, 2011년 개정된 법에서부터는 최초 입찰기일 전까지 배분요구를 하도록 기준이 정해졌다.

한편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지방소득세를 부과한 서울특별시 서초구가 캠코를 상대로 낸 같은 취지의 소송 상고심에서도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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