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청문회 임박…모든 시나리오 대비한다
[ 이진욱 기자 ] 삼성그룹이 국정조사 청문회 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만큼 전사적 차원에서 대비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법무팀은 오는 6일 열리는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서 발생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철저히 준비 중이다. 예상되는 질문과 답을 만들어 시뮬레이션을 실시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년 같았으면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 등으로 바빴을 삼성이지만, 국조와 특검으로 인해 올해는 모든 것이 뒷전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이번 국정조사에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김종중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등이 출석한다. 애초 야당내에서 추가 증인으로 협의된 장충기 미래전략실 사장은 여야 간사 합의로 제외됐다.

삼성 임원 외에도 최광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관리본부장, 박원오 전 국가대표 승마팀 감독 등이 청문회장으로 불려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날 청문회에는 국민연금 관계자도 출석하는 만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찬성 배경에 대한 삼성과 청와대의 유착 여부에 대한 질문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이 '비선실세' 최순실 일가에 특혜 지원을 했다는 의혹으로 시작된 검찰 수사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으로 번진 상태다.

또 최 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박원오 전 승마 국가대표 감독이 증인으로 추가되면서 삼성의 최씨 모녀에 대한 특혜 의혹과 국가대표 발탁과정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청문회를 앞두고 삼성 내부에서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청문회는 출석 당사자는 물론 해당 그룹 부서 직원들에게도 엄청만 압박감을 주기 때문이다.

18명의 특위 소속 국회의원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지는데다가 어떤 돌발 질문이 나올지 몰라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게다가 이번 청문회는 TV로 생중계됨에 따라 답변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자칫 잘못 내뱉은 말 한마디가 증인은 물론 그룹 이미지에도 엄청난 타격을 줄 수도 있다.

삼성은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이다. 국정조사에 출석하는 김종중 사장은 최근 사장단회의에 참석하며 “(국정조사에서) 무엇을 물을지 모르니 성실히 답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신 사장 역시 국정조사 출석 준비 상황에 대해“성실히 답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6일 열리는 국정조사 증인에는 이 부회장을 포함해 구본무 LG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회장, 손경식 CJ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9명의 그룹 총수가 포함됐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