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시간외거래에서 12% 하락

스타벅스를 세계최대 커피 체인으로 키운 하워드 슐츠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타벅스는 슐츠 CEO가 하이엔드 커피 사업에 전념하기 위해 사임하고 CEO직을 케빈 존슨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사장에게 이양하기로 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슐츠는 회장직을 유지하기로 했으며 외부에서 무성하게 예상한 것처럼 회사를 떠나거나 공직에 출마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 회사에 대한 관여를 줄일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올해 63세인 슐츠는 1982년 커피 회사인 스타벅스에 마케팅부장으로 입사한 뒤 수많은 혁신적 변화를 시도해, 34년만인 오늘날 스타벅스를 세계적 최대 커피체인으로 발돋움하게 한 주역이다.

그는 사주와의 불화로 퇴사한 뒤 자영 커피 판매점을 창업했고 스타벅스로부터 소매사업부를 인수해 스타벅스 체인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스타벅스는 현재 전 세계 70여 개국에 모두 2만5천여 개의 점포를 거느리고 있다.

WSJ은 슐츠가 CEO직을 스스로 물러나는 것은 브랜드를 쇄신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풀이했다.

스타벅스는 인텔리타와 같은 전문 로스팅 업체는 물론 던킨과 같은 대중적 체인 업체가 콜드 브루 커피와 같은 하이엔드 음료를 선보이면서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슐츠는 하이엔드 커피 사업에 역점을 두면 전자상거래가 확대되면서 점포를 방문하는 고객이 줄어드는 것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근사한 경험을 제공하는 하이엔드 커피 판매점이라면 집에 머무는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2년 전 '시애틀 리저브 로스터리 앤드 테이스팅 룸'이라는 상호로 첫 하이엔드 커피 판매점을 개설하고 고객들이 사이폰 브루 기술로 즉석에서 만드는 고급 커피를 즐길 기회를 제공했다.

스타벅스는 앞으로 하이엔드 커피 판매점을 20∼30개로 확대하는 한편 즉석 로스팅을 없애고 매장규모를 축소한 소형 하이엔드 커피 체인 판매점도 최대 1천 개 개설한다는 방침이다.

슐츠 CEO는 이런 계획은 20년 전 스타벅스가 해외 점포 개설에 착수한 이후 최대 전략적 구상이라고 표현했다.

슐츠가 CEO직을 물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00년 미국 프로농구(NAB)팀인 시애틀 슈퍼소닉스를 포함한 다른 관심사에 전념한다는 이유로 회사를 떠났다가 회사 경영이 부진하던 2008년 경영 일선에 복귀한 바 있다.

스타벅스의 주가는 슐츠가 사임했다는 소식이 장 마감 직후에 전해지자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12%까지 급락했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