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정부, 1∼2년내 FTA 체결 기대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유럽연합(EU)-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간 자유무역협상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통상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 이른바 '트럼프 변수'가 EU-메르코수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앞당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보호주의 때문에 미국과 EU 간에 진행돼온 자유무역협상이 동결되면 EU가 메르코수르와 협상에 눈을 돌리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EU 측 고위 관계자는 "메르코수르는 아직 어떤 거대 블록과도 FTA를 체결하지 않았다"면서 "EU와 FTA를 체결하면 양측에 큰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코수르 측은 FTA 체결로 육류 등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EU에 대한 수출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안에 최소한 140억 유로(약 17조4천억 원)의 수출 증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메르코수르는 자동차 수입 관세를 앞으로 1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인하해 사실상 철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협상안을 EU에 제시했다.

현재 35%인 수입 관세를 해마다 2.6% 정도씩 인하해 15년 후에는 완전히 철폐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메르코수르가 EU를 자유무역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제시할 수 있는 강력한 제안으로 받아들여진다.

EU와 메르코수르는 1999년부터 FTA 협상을 진행했으나 시장개방을 둘러싼 양측의 주장이 맞서면서 2004년 10월부터 협상이 중단됐다.

지난해 6월 EU-중남미 정상회의에서 FTA 협상 재개에 합의했으나 농축산물 시장개방 문제에 관해 EU의 일부 회원국들이 이견을 보이면서 협상 재개가 미뤄졌다.

양측 대표단은 지난 10월 브뤼셀에서 만나 관세장벽 완화 등을 포함한 협상안을 놓고 협의를 벌여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바탕으로 브라질 정부는 EU-메르코수르 FTA 체결이 1∼2년 안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브라질 출신의 호베르투 아제베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EU와 메르코수르가 FTA를 체결하면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될 것이라며 협상에 속도를 내도록 권고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