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해마다 연말에 하던 정기인사를 내년 초로 미뤘다.

롯데는 1일 “현시점에서 국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커 그동안 연말에 하던 정기임원 인사를 내년 초로 늦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작년 11월 잠실 월드타워 면세점 사업권을 잃은 뒤 다시 특허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과정에서 특혜를 입었다는 의혹으로 지난달 검찰 수사를 받은 데 이어 이달부터 시작될 특검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검찰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뒤 K스포츠재단에 추가 출연했다가 돈을 돌려받은 과정이 제3자 뇌물 공여죄가 될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신 회장은 박 대통령과 독대한 다른 대기업 회장들과 함께 오는 6일 국회에서 열리는 ‘최순실 게이트’ 관련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야 한다.

롯데는 6월10일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4개월간 비자금 조성 등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받았다. 10월25일엔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고치는 경영혁신안을 발표했다.

롯데는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 조직을 어떻게 개편해야 할지 글로벌컨설팅회사 맥킨지에 용역을 맡겨 최근 보고를 받았다. 그룹 차원에서 구조개편에 대해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해 조직 개편 역시 내년 상반기로 밀릴 전망이다.

롯데 관계자는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그룹 내부에서 논의할 사항이 많아 인사와 조직개편이 모두 늦어지고 있다”며 “대내외적으로 변수가 많아 먼저 시행하려 했던 인사도 내년 초로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