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美 신정부 통상정책 전망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폐기하진 않겠지만, 재협상을 제기할 가능성은 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1일 서울 중구 소공로 조선호텔에서 '미국 신(新) 정부의 통상정책 전망과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제2차 국제통상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 박태호 서울대 교수는 '트럼프 정부의 통상정책방향과 우리의 과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미국은 자국 내 농·축산업계의 만족도를 감안해 한미 FTA를 폐기하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수준의 통상규범을 반영하기 위해 재협상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이어 트럼프 정부의 통상정책방향에 대해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 후보는 극단적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한 공약을 내세워온 만큼 향후 자국우선주의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멕시코 등 대미 무역흑자 국가에 대한 압력은 강화하고, 미국내 생산제품과 기업에 대한 지원은 늘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우리 기업들은 미국의 반덤핑규제나 상계관세 같은 차별적 조치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나아가 트럼프 정부가 내세울 외국인투자 유인정책,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Made in USA) 인센티브 제도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미국의 탈퇴 의사로 (협상이) 일시 중단된 TPP를 대신해 우리나라는 기체결된 15개 FTA를 활용한 수출전략을 짜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상의 국제통상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원 ㈜삼양홀딩스 부회장은 "많은 국내 기업이 미국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 받는 상황에서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심화된다면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 박영안 태영상선 사장, 조윤성 GS25 대표, 박충열 동성코퍼레이션 대표이사, 노운하 파나소닉코리아 대표이사 등 30여개 기업인이 참석해 트럼프 정부의 통상정책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