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4일 서울 코엑스 창조경제박람회
VR 게임·가상 메이크업 앱 체험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창조경제'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그림자가 드리운 가운데,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가 창조경제의 성과를 알리는 박람회를 최대 규모로 개최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오는 12월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1·3층 전시장에서 '2016년 창조경제박람회'를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올해 네 번째인 박람회의 주제는 '내일의 변화, 오늘에 담다'로, 창조경제를 통해 발전한 미래 한국의 모습을 미리 본다는 의미가 담겼다.

1천687개 기관과 718개 벤처기업·스타트업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다.

박람회에서는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나온 사업 아이템이 소개된다.

화장품을 바르지 않고도 가상으로 화장한 모습을 보여주는 애플리케이션(앱), 약 종류와 약 먹을 시간 등을 알려주는 복약지도 장치, 사용자의 얼굴형에 맞는 헤어스타일과 안경을 찾아주는 프로그램 등이 대표 사례다.

'크레모텍' '틴토즈'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한 국내 스타트업들이 휴대용 빔프로젝터와 미세공기방울을 이용한 세안기 등 대표상품을 각각 전시한다.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의 다양한 협업사례도 소개된다.

효성이 운영하는 창업기업 보육기관에서는 탄소섬유로 만든 스포츠·레저제품 등을 전시한다.

LG는 중소기업과 공동개발할 '스마트 신발'을 선보이며, 카카오는 소상공인 대상의 모바일 주문생산 플랫폼 등을 소개한다.

삼성전자는 임직원의 아이디어로 만든 다양한 제품을 전시한다.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와 판로 개척을 지원하기 위한 '민·관 데모 데이' '1:1 매칭 투자상담' 'ICT 중소·벤처기업 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도 함께 열린다.

주말인 3∼4일에는 가족 관람객을 위해 가상현실(VR) 기술로 관광, 게임을 즐기는 체험행사와 '인공지능과 그림 그리기' '자율주행차·드론 체험' '증강현실(AR) 게임' 등이 마련됐다.

지난해 창조경제박람회에서 큰 호응을 받은 마술사 이은결 씨의 공연을 올해 박람회에서도 볼 수 있다.

이 밖에 '가정폐품으로 크리스마스트리 장식물 만들기' '단청 액세서리 만들기' '3D 프린팅 체험' 등 기념품을 가져갈 수 있는 행사와 중·고등학생을 위해 첨단 기술체험, 진로 탐색 등의 프로그램도 있다.

박람회에 참가하고 싶은 사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코엑스 행사장을 방문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다만 최근 최순실 국정 농단의 여파로 '창조경제'의 이미지가 그리 좋지 않아 이번 박람회에 관람객들의 호응을 얼마나 받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관객은 10만여명이었다.

스타트업을 보육하는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에는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 투입이 줄어들 전망이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센터 관련 시비 예산 20억 원을 전액 철회하겠다고 발표했고, 전남도의회는 전남센터 운영 도비 전액(10억 원) 삭감을, 경기도의회는 도비 절반인 7억5천만 원 삭감을 각각 심의중이다.

국회에서도 야당을 중심으로 관련 국비 삭감 논의가 진행중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설립 과정에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대기업들은 센터 설립에 각각 적게는 3천만 원, 많게는 121억 원의 기부금을 냈다.

또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된 펀드가 1조7천억 원 규모로 조성됐는데 이 중 7천억 원이 대기업 출자였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과 마찬가지로 정부가 이런 창조경제 사업들을 진행하기 위해 대기업들의 '협조'를 받아 낸 점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또 전국 17개 민관합동 창조경제혁신센터의 홈페이지 구축 작업을 진행한 업체가 '비선실세'로 꼽히는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이나 최순실 씨와 관련이 있는 점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에는 '최순실 국정농단'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국정조사 증인으로 채택된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이 창조경제추진단장에서 사퇴하는 일도 있었다.

이 때문에 창조경제추진단의 민간 단장 2명은 현재 전원 공석이다.

이에 대해 미래부 관계자는 "많은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아는 만큼 이번 박람회를 더욱 내실 있게 준비했다"며 "박람회 참여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