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주사 전환 검토"
삼성전자가 지주회사로 전환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 나스닥 상장도 함께 검토 중이다. 주주 배당은 작년보다 30% 이상 늘리기로 했다. 지난달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이 삼성전자에 지주사 전환 등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29일 이사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삼성은 3년 전인 2013년 하반기부터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해 왔다.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상훈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사장)는 “지주회사 전환이 회사에 어떤 영향을 줄지 외부 기관에 맡겨 중립적 관점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검토하는 데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빨리 끝나면 서둘러 주주에게 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에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눈 뒤 지주회사는 삼성물산과 합병해 삼성그룹 지주회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2016년과 2017년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환원에 쓰기로 했다. 2015년 잉여현금흐름의 30~50%를 주주환원에 사용하겠다고 했던 것보다 진일보했다. 올해 배당은 지난해 3조1000억원(주당 2만1000원)보다 약 30% 증가한 4조원(주당 2만8500원)으로 확대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1분기부터 분기배당도 하기로 했다. 이 사장은 “시설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위해 65조~70조원 규모의 순현금이 필요하다”며 “3년마다 현금 수준을 점검해 이를 초과하는 돈은 주주에게 돌려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또 최소 한 명의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을 사외이사로 뽑기로 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