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가구 소득, 사상 첫 감소…경제 허리 '휘청'
가구주가 40대인 가구의 소득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한국 가계의 ‘허리’를 담당하는 40대 가구의 소득이 줄면서 경제 위기의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가구주 연령이 40~49세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05만215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9원(-0.03%) 감소했다. 40대 가구주 가구의 소득이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40대 가구주 가구의 소득은 지난해 1분기 4.52%, 2분기 5.09% 많아지며 안정된 증가세를 보였다. 이후 지난해 3분기 증가율이 3.32%로 떨어진 뒤 올 2분기엔 0.20%까지 주저앉았다. 증가세가 둔화되다가 지난 3분기엔 결국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거의 모든 소득이 감소하거나 증가폭이 줄었다. 사업소득은 1년 전보다 5.9%(6만2000원) 줄어든 월 97만8000원에 그쳤다. 이자 등이 포함된 재산소득도 1년 전 1만900원에서 지난 3분기엔 월 5759원에 불과해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여기에 전체 소득 중 가장 비중이 높은 근로소득마저 증가폭이 둔화됐다. 근로소득은 매 분기 5~10% 사이의 증가율을 보였는데, 지난 3분기엔 월평균 365만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한국의 허리를 담당하는 40대 가구에 이상 신호가 온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40대는 사회생활 기간이 짧고 이직이 잦은 20~30대, 명예퇴직 등이 닥치는 50~60대와 달리 상대적으로 소득이 안정된 계층이다. 금융위기 여파로 대부분 연령대 가구 소득이 감소한 2008~2009년에도 40대 가구는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증가했다.

40대 가구주 가구의 평균 가계지출은 월 412만원으로 60세 이상 가구주 가구(213만원)의 두 배에 육박하는 등 다른 연령대에 비해 왕성한 소비를 자랑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소비 주축인 40대의 소득 감소는 가계지출 축소로 이어지고 생산·투자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쳐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