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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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앞두고 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변수가 늘면서 전문가들은 대형가치주를 중심으로 선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낙폭과대 여부, 긍정적인 수급 상황과 실적 개선 전망까지 두루 살필 것을 당부했다.

연말까지 대형주 장세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증시 주변 상황은 금리와 실적, 수급 면에서 모두 대형주에 유리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분간 대형주 쏠림 현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인 이상엽 파트너는 “대형주 위주의 상승이 이어지고 상대적으로 코스닥시장 약세가 계속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수급 요인도 있지만 상대적인 실적 매력도와 시장 환경 변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대형주 중에서도 수급이 뒷받침되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해당 종목으로는 중국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한샘과 북미 지역의 전력 교체 수요 증가 혜택이 기대되는 효성, 도널드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인프라 투자 수혜주로 꼽히는 LS 등을 들었다.

LS와 자회사 LS엠트론이 소유한 미국회사 슈페리어에섹스(SPSX)의 주력 제품이 권선(세계 시장점유율 9%로 1위)과 통신선(북미 시장점유율 18%로 1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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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 권정호 파트너와 나영호 파트너가 공통으로 꼽은 종목은 롯데케미칼이다. 올해 코스피지수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강세를 보여 가격 매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내년 1분기 주요 제품의 재고 소진이 예상돼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20만원대 초반이던 롯데케미칼 주가는 이달 들어 30만원대를 넘어섰다.

나 파트너는 “올해 실적 개선에 이어 내년도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치가 올해 대비 10% 가까운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이라며 “상승 모멘텀이 강한 업종 주도주로 충분히 40만원대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기관 관심은 저평가주

연말을 앞두고 기관투자가들의 수급이 쏠리는 종목도 힌트가 될 수 있다. 올해 내내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강했지만 미국 대선 이후 달러 강세 영향으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빈자리를 연기금 중심의 기관 자금이 채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지난 24일까지 최근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투자가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포스코다. 순매수 규모는 2336억원에 이른다. 포스코를 비롯해 기관투자가가 장바구니에 많이 담은 신한지주(2136억원), 하나금융지주(1749억원), LG(763억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가 채 안 된다. PBR이 1배에 못 미친다는 것은 자산을 다 팔고 사업을 청산할 때 가치보다 주가 수준이 낮다는 것으로, 그만큼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저PBR주는 상당 기간 시장에서 소외돼 왔다”며 “하지만 미국 금리 인상 움직임과 함께 올 들어서는 시장 평균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많이 떨어진 데다 전통적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았던 종목들도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 유틸리티, 통신업종에 3% 이상의 배당수익률이 기대되는 종목들이 많다.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이 4.6%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전력과 SK텔레콤(올해 예상 배당수익률 4.4%), NH투자증권(4.3%), 기업은행(3.8%), 우리은행(3.7%) 등이다. 고배당 대형주 중에서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은 종목을 선별하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순히 배당수익률만 보고 종목을 선택하기보다는 밸류에이션을 같이 적용하면 전체 수익률이 개선될 것”이라며 “은행, 증권 외 자동차주 등도 PBR이 낮아 주가에 대한 부담이 작은 편”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