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겨울철 대표 탕거리로 사랑받아온 생태와 대구가 어획량 감소로 식탁에서 사라진 자리를 아귀가 차지하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1월 1월부터 이달 23일까지 수산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아귀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74.1%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최근 3~4년간 겨울철 탕거리로 가장 사랑받아온 대구의 같은 기간 매출은 41.1%나 감소했다.

원래 겨울철 탕거리 하면 생태가 대표 재료였으나 온난화로 인한 한반도 인근 해역 수온 변화 등으로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2000년대 후반 들어서는 밥상에서 거의 자취를 감췄다.

한때 일본산 생태가 식탁을 점령하기도 했으나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터지면서 이마저도 점차 사라졌다.

생태가 식탁에서 사라진 뒤에는 대구가 그 자리를 대신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대구마저도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쉽게 접하기 힘든 어종이 됐다.

국내 대표적 대구 산지인 충남 보령수협이 잡아 올린 어획량을 살펴보면 2012년 3천980t, 2013년 4천511t, 2014년 5천960t 등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지난해에는 1천791t으로 뚝 떨어졌다.

올해는 더 떨어져 지난 1~11월 보령수협의 대구 어획량은 500여t에 불과했다.

불과 4년 사이 9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셈이다.

이마트 이상훈 수산 바이어는 "한랭성 어종인 대구가 한반도 인근 해역의 수온 변화와 중국 어선의 싹쓸이 조업 등의 영향으로 최근 어획량이 급감했다"며 "겨울철 대표 탕거리이던 생태에 이어 대구도 좀처럼 맛보기 힘든 어종이 됐다"고 말했다.

2013년까지만 해도 이마트에서 탕거리 매출 비중 78%를 차지했던 대구는 올해 38.8%까지 비중이 떨어진 대신 2014년 6.3%에 불과하던 아귀의 매출 비중은 올해 36.9%로 높아졌다.

아귀의 장점은 대구, 우럭 등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데다 겨울철에만 주로 잡히는 대구 등과 달리 사시사철 잡을 수 있어 어획량이 풍부하고 공급이 안정적이란 점이라고 이마트는 설명했다.

대구의 경우 700g짜리 소(小) 기준 이마트 판매가가 1만원선인 반면 아귀는 450g짜리 소가 2천980원에 불과해 대구의 절반 수준이다.

이마트는 이러한 아귀의 상품성을 눈여겨보고 2년 전부터 아귀 공급량을 꾸준히 늘렸으며 그동안 속초, 울진 등 동해안 산지 횟집에서나 맛볼 수 있던 알도치도 올해 들어 공급량을 확대했다.

이상훈 바이어는 "대형마트에서 아귀를 사시사철 꾸준히 판매한 결과 아귀가 찜이나 탕 요리로 식당에서나 사 먹는 생선이란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며 "소비자 입맛이 다양해지면서 아귀, 알도치 등 새로운 탕거리들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