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을 대신할 새로운 국적 컨테이너선사의 본사를 부산으로 유치하려는 물밑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한진해운의 미주·아시아 노선을 인수한 SM그룹은 기존 벌크선 중심의 계열사인 대한해운과 별도로 컨테이너선사를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선사는 한진해운 직원 일부를 고용 승계하고 중소형선들을 용선해 영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설립 시기는 내년 2, 3월께가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한다.

부산시 등이 이 선사의 본사를 부산으로 유치하고자 움직이고 있다.

부산시는 독일 함부르크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선사 하파그로이드를 모델로 해서 SM그룹의 컨테이너선사를 유치해 육성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함부르크시는 하파그로이드가 해운 불황으로 경영위기에 처하자 직접 거액을 지원하는 등 강력한 육성정책을 펴고 있다.

부산시는 세계적인 항만도시이지만 본사를 둔 국적선사가 없는 현실에서 한진해운의 노선을 승계한 새로운 선사를 유치하면 명실상부한 해운항만도시로 발전하는 비전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시 관계자는 "SM그룹으로서도 해운과 항만산업 비중이 크고 시민의 관심이 높은 부산을 기반으로 하면 향후 대정부 협상이나 금융지원 등에서 지역 여론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26일 말했다.

부산시는 SM그룹의 컨테이너선사 법인 설립 전에 부산 유치를 확정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SM그룹과 접촉해 유치 의사를 전달하고, 의견이 모아지는 대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부산항만공사도 SM그룹이 설립할 컨테이너선사의 부산 유치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

한진해운을 대신해 부산항을 지탱하고 관련 산업 발전을 견인할 새로운 국적선사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공사 관계자는 "법원의 한진해운 자산 매각 예비입찰 때부터 SM그룹과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며 "SM그룹도 본사를 부산에 두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서울에 있는 기존 한진해운 직원들이 부산으로 근거지를 옮겨야 하는 문제 때문에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김상현 기자 lyh9502@yna.co.kr, josep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