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제조업계의 후발주자이자 형제기업인 오포와 비보가 스마트폰을 생산한 지 5년 만에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기업뿐 아니라 애플 삼성전자 등을 제치고 올해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기준 중국시장 1위를 차지했다.

23일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오포와 비보가 출하한 스마트폰은 총 4000만대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34%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각각 시장점유율 18%, 16%로 1, 2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5위인 애플의 아이폰 출하량은 820만대로 전체의 7%에 불과했고, 삼성전자는 약 5%에 그쳤다.

오포와 비보는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와 전자상거래망에 주력한 경쟁사들과는 정반대 전략을 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오포와 비보가 중국 지방 소비자를 타깃으로 삼고 중간 유통상에 많은 보조금을 줘서 매장을 최대한 확보하는 방식을 통해 매출을 끌어올렸다고 보도했다. 오포는 지난 6월 기준 중국 내에 약 24만개, 비보는 약 12만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갖고 있다. 전체 판매량의 90%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팔았다. 애플 매장은 41개에 불과하다.

양사는 유통상이 자사 제품을 하나 팔 때마다 최소 40위안(약 7000원)에서 최대 200위안(약 3만4000원) 상당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상인들이 자사 제품 판매에 관심을 쏟도록 하기 위해서다.

저렴한 가격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애플의 최신 모델인 아이폰7S 가격은 5388위안(약 91만원)이지만 오포의 R9 플러스는 거의 반값인 2999위안이다. 비보의 고성능 스마트폰 엑스플레이6도 4498위안에 팔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값비싼 가격을 유지하는 사이 중국 지방 소비자의 주머니 사정에 맞춘 가격 정책이 효과를 낸 것이라고 전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