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 용인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GLE 쿠페를 타봤다. / 벤츠코리아 제공
최근 경기도 용인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GLE 쿠페를 타봤다. / 벤츠코리아 제공
[ 안혜원 기자 ] "한국 자동차 시장은 포화상태에 다다랐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은 최근 경기도 용인 메르세데스벤츠 트레이닝 아카데미에서 열린 '더 뉴 GLE 쿠페&GLS 익스피리언스'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벤츠코리아는 SUV 시장 성장세에 발맞춰 SUV 라인업 확대에 힘쓰고 있다. 벤츠 하면 세단이 연상될 정도였지만 올해부터 SUV 시장도 공략하기 시작했다.

벤츠는 올해 G클래스를 비롯해 GLA·GLC·GLE·GLE 쿠페·GLS 등 SUV 6개 차종 14개 모델을 내놨다. 신차 덕분에 올해 1~10월 SU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7배 늘어난 7454대로 껑충 뛰었다. 전체 판매량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해 7.1%에서 올해 16.6%로 성장했다.
[시승기+] '벤츠=세단' 공식 깬 스포티 SUV '벤츠 GLE 쿠페'
지난달 출시한 GLE 쿠페도 반응이 좋다. 1억원대의 높은 가격에도 출시 첫 달 97대가 팔렸다. GLE 350d 4매틱 모델을 타고 메르세데스벤츠 트레이닝 아카데미에서 용인 스피드웨이에 이르는 약 70km의 구간을 달려봤다.

GLE 쿠페는 중형 SUV인 GLE에 스포티한 쿠페 디자인을 더한 차다. 앞모습은 SUV지만 뒷부분은 스포츠카처럼 날렵하다. 벤츠는 GLE 쿠페를 '쿠페형 스포티 SUV'라고 부른다.

GLE 쿠페는 스포츠카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차체 높이를 낮췄다. 일반 GLE보다 길이와 넓이는 각각 81㎜, 68㎜ 늘어났지만 전고는 68㎜ 낮아졌다. 2987㏄ 디젤 6기통 엔진에 9단 자동변속기,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4매틱)을 적용했다. 최고 출력은 258마력, 최대 토크는 63.2㎏·m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인 제로백은 7초에 불과해 가속력이 뛰어나다. 가속 페달을 밟기 무섭게 차체가 빠르게 앞으로 치고 나갔다. SUV란 사실을 잊을 정도로 움직임이 가볍다.

[시승기+] '벤츠=세단' 공식 깬 스포티 SUV '벤츠 GLE 쿠페'
이 차는 5가지의 주행모드를 제공한다. 대시보드에 위치한 ‘다이내믹 셀렉트’ 다이얼을 통해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주행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속도로에서 스포츠 모드를 선택했다. 응답성이 더욱 빨라지면서 순식간에 속도계가 120km/h를 가리켰다. 하지만 차체는 흔들리지 않고 안정성을 유지했다. 주행 중 노면의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인 서스펜션이 15㎜ 낮아지면서 차체의 무게중심도 낮아진 덕분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주행모드에 따라 서스펜션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어댑티브 댐핑 시스템(ADS)'으로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고 귀띔했다.

GLE 쿠페의 공인 연비는 10.1㎞/L, 주행을 마친 후 실제 연비는 9.5km/L였다. 주행 내내 급제동과 급가속을 반복한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가격은 1억600만원.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