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조2700억 국고채 매입…3년물 0.011%P↓
한국은행이 21일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1조원이 넘는 국고채 매입에 나서면서 1주일 넘게 계속되던 금리 급등세(채권 가격 급락세)가 한풀 꺾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11%포인트 내린 연 1.725%에 마감했다. 지난 10일 이후 지속되던 상승세가 8거래일 만에 멈췄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한은의 시장 안정화 조치가 금리 급등에 대한 공포감이 만연해 있던 시장 심리를 어느 정도 안정시켰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입찰을 통해 3년 만기 국고채 등 총 1조2700억원어치 국채를 시장에서 사들였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전 거래일보다 0.012%포인트 하락한 연 2.120%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5년, 20년, 30년, 50년 만기 국고채는 전 거래일보다 0.01~0.02%포인트 소폭 상승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3년 만기 국채 선물 2825계약을 순매수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은의 이번 조치가 시중 금리의 전반적인 상승 기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보고 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국채 매입 대상에 (국채 금리의 기준이 되는) 지표물이 포함됐고 규모도 예전(평균 8000억원어치)보다 크다는 점에서 시장 우려를 불식하려는 한은의 의지는 높아 보인다”며 “하지만 최근의 금리 급등세가 미국의 금리 인상과 달러화 강세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금리 상승 기조를 되돌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시장의 불안 심리 완화에 어느 정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금리 급등세가 계속될 경우 추가적인 국고채 매입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원40전 오른 1186원60전으로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6월2일(1186원60전) 이후 5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