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0조 돌파한 뒤 불과 3년만…속도 빨라 우려도
2005년 이후 11년만에 3배로 증가


'유리알 지갑'인 월급쟁이들이 내는 근로소득세수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명목임금 상승, 과세인원 증가 등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지만 법인세 등 다른 세목에 비해 지나치게 증가 속도가 빠른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17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7년도 세입예산안 세부내역에 따르면 소득세수는 올해 추가경정예산 기준 63조3천억원에서 내년 65조2천700억원으로 3.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중 근로자들이 부담하는 근로소득세는 같은 기간 29조1천800억원에서 30조7천900억원으로 5.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 전망대로라면 근소세수는 내년에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을 넘게 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그러나 예산안 검토보고서에서 정부의 세입예산안이 근소세를 과소추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근소세 징수액은 21조800억원으로 최근 3년 평균(16조5천100억원) 대비 크게 늘어났다.

이같은 추세를 감안하면 연간으로는 정부 전망치보다 1조1천900억원 많은 30조3천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예상인 내년이 아니라, 올해 근소세수가 30조원을 돌파하게 되는 것이다.

근소세수는 2005년(10조3천800억원) 10조원을 돌파한 뒤 2008년 15조6천억원까지 늘어났다가 금융위기의 여파로 2009년 13조4천억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2010년 다시 15조6천억원으로 증가세 전환한 뒤 2011년 18조4천억원, 2012년 19조6천억원, 2013년 21조9천억원, 2014년 25조4천억원, 2015년 27조1천억원 등으로 급증했다.

기재위 전망대로라면 2012년 이후 올해까지 4년간 근소세수는 54% 이상 증가한 것이며 2005년 이후 11년만에 3배로 늘어나게 된다.

근소세수가 급증하는 것은 납부대상인 취업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명목임금 역시 상승하기 때문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상용근로자의 특별급여액은 3천6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법인 이익 증가가 근로자 명목임금 및 특별급여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체 근소세의 절반 가량을 부담하는 연간 총급여 1억원 초과 고소득자 역시 2010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점도 근소세 증가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근소세 증가율이 법인세 등 다른 세목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점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법인세수는 2012년 45조9천억원에서 2013년 43조9천억원, 2014년 42조7천억원, 2015년 45조원에 이어 올해는 51조4천억원(추경 기준)으로 전망돼 4년간 12% 증가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열린 국회 기재위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현미 의원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월급쟁이 소득세를 걷어 법인세 구멍을 메꾸는 꼴"이라며 "법인세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pdhis9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