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시장 '트럼프 파장'] 돈 몰리는 증시…'트럼프 랠리' 이어져
지난 8일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글로벌 자금시장에서 ‘대이동(great rotation)’이 발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정책이 경제 성장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채권 매도-주식 매수’로 나타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지난주 국채를 포함한 채권ETF(상장지수펀드)에서 유출된 투자금은 26억달러에 달했다. ‘아이셰어즈 아이박스’라는 고수익 회사채ETF에서도 24억60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국채는 물론 회사채 시장도 ‘트럼프 탠트럼(발작)’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장기 국채(30년 만기) 금리는 연 3.01%로 치솟았다.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3%대를 찍었다. 채권금리 상승은 가격 하락을 뜻한다. 단기금리의 기준이 되는 2년 만기 국채금리도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연 1.0%를 기록했다.

다음달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채권금리를 밀어 올리는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월가의 한 연기금 관계자는 “Fed 내부에서는 올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경우 시장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영향을 받아 10년 만기 영국 국채 금리도 지난 6월24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직전의 수준으로 올랐다. 30년 만기 독일 국채 금리는 지난 5월 초 이후 처음으로 연 1% 선을 돌파했다.

뉴욕증시에는 돈이 몰리면서 주가가 오르는 ‘트럼프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14일 다우지수는 0.11% 오른 18,868.69로 마감하며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선 이후 다우지수는 2.9% 상승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