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자일렌·경질납사·경유·항공유 등 생산 개시
현대오일뱅크 원유 정제능력 세계 22위→11위 수직상승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합작한 현대케미칼(대표 강명섭)은 충남 대산에 혼합자일렌(MX·Mixed Xylene) 공장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들어간다고 15일 밝혔다.

현대케미칼의 MX 공장은 1조2천억원이 투입돼 현대오일뱅크의 대산공장 내 26만㎡ 부지에 설립됐다.

이 공장은 하루 13만 배럴의 콘덴세이트(초경질원유)를 정제해 석유화학 제품인 MX와 경질납사를 각각 연간 120만t, 100만t 생산한다.

또 석유제품인 경유와 항공유 등도 하루 약 5만 배럴 뽑아낸다.

MX는 BTX(벤젠·톨루엔·자일렌)의 원료가 되는 제품으로, BTX는 다시 폴리에스터 섬유나 PET, 휘발유 첨가제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이번 공장 완공에 따라 현대오일뱅크는 원유에서 MX, BTX까지 이어지는 석유화학 아로마틱 사업의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완성하게 됐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MX는 현대오일뱅크의 자회사인 현대코스모와 롯데케미칼에 공급된다.

이들 두 회사는 그동안 MX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왔지만 중국 등 신흥국의 석유화학 공장 증설로 최근 수입이 불안정해진 상황이었다.

이번에 안정적인 원료 확보가 가능해진 셈이다.

경질납사는 전량 롯데케미칼에 공급된다.

이번 공장 증설은 현대오일뱅크가 1996년 하루 20만 배럴 규모의 원유 정제시설을 준공한 이래 최대 규모의 증설이기도 하다.

현대오일뱅크의 원유 정제능력은 하루 39만 배럴에서 52만 배럴로 확대된다.

단일 정유공장 기준 생산량 순위도 세계 22위에서 11위로 수직상승한다.

특히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석유제품은 경유와 항공유 등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제품이 대부분으로, 값싼 중질제품을 40%가량 생산하는 일반 정제시설보다 경쟁력이 높다.

롯데케미칼도 석유화학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함에 따라 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현대케미칼은 이번 MX, 경질납사 생산으로 연간 1조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것으로 분석했다.

또 경유와 항공유는 전량 수출할 계획인데 이를 통해 연간 1조5천억원가량의 수출 증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강명섭 현대케미칼 대표는 "안정 가동을 통해 국내 MX의 수급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케미칼은 2014년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6 대 4로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설립 당시 국내 정유회사와 석유화학회사 간 첫 합작 사업으로 관심을 모았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