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회계검사원 "재무건전성 확보 노력해야"

일본은행이 국채를 대량으로 사들여 입는 평가손실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추진한 3년 6개월 사이에 6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에 따르면 국채 보유로 인한 일본은행의 평가손실은 질적·양적 금융완화 정책을 도입한 직후인 2013년 4월 말 당시 약 1조4천억 엔(약 15조3천495억원)에서 지난달 말에는 약 9조3천200억 엔(약 102조1천835억원)으로 불어났다.

일본은행의 이 기간 평가손실이 무려 6.6배 가량 팽창한 것이다.

일본은행은 현재 연간 약 80조 엔(약 877조1천120억원)어치의 국채를 사들이고 있는데 장기 금리가 하락(국채 가격 상승)함에 따라 액면가보다 높은 가격에 국채를 사들여 그 차이만큼 손해를 보고 있다.

일본 정부가 새로 내놓은 만기 10년짜리 국채 금리는 올해 2월 하순 이후 줄곧 마이너스(시장 종료 시점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기관들은 일본 정부가 마이너스 금리로 발생한 국채를 사들였다가 이를 더 낮은 금리(높은 가격)로 일본은행에 팔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 국채로 일본 정부는 이자 부담을 줄이고 있고 이를 사들여 되파는 금융기관은 차익을 얻는다.

반면 이런 거래가 확산하면서 일본은행의 국채 평가손실은 커지고 있다.

오구로 가즈마사(小黑一正) 호세이(法政)대 교수는 일본은행의 국채 평가손실이 올해 말에는 10조 엔(약 109조6천39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일본은행의 국채 손실에서 이자 수입을 뺀 수지가 이르면 2018년도(2018년 4월∼2019년 3월)에 적자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정부 기관의 결산이나 회계처리를 조사·분석하는 회계검사원은 일본은행이 올해 2분기에 사들인 국체 전체의 이율이 마이너스 상태가 됐다고 분석했다.

회계검사원은 일본은행의 재무 상황이 악화하면 정부에 내는 납부금이 줄어 국가 재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일본은행이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일본은행이 재무건전화를 위해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받는 상황이 되면 금융정책의 독립성이나 통화 신인도가 흔들리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