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하기 전인 작년 7월 박근혜 대통령과 총수가 독대한 사실이 알려진 삼성 등 7개 그룹 계열 상장사들이 작년 한 해 동안 집행한 영업외 비용이 전년보다 크게 늘어났던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 LG, 한화, 한진, CJ 등 7개 그룹 소속 상장사 75곳의 작년도 영업외 비용은 27조2천340억원으로 2014년(23조4천330억원)보다 16.2%(3조8천10억원) 증가했다.

정상적인 영업활동으로 발생한 판매관리비 등 영업비용이 100조6천970억원으로 고작 0.3%(3천460억원)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영업외 비용은 상거래 이외의 영역에서 발생한 비용을 말한다.

대출 이자비용, 투자자산 손실, 법인세 추납 등이 주로 포함되는데 기부금 같은 준조세 성격의 비용도 들어간다.

조사대상 7개 그룹은 총수가 미르재단이 설립되기 전 박 대통령과 따로 독대해 검찰수사 대상에 오른 곳이다.

이들 그룹 상장사의 영업외 비용은 박근혜정부 출범 전인 2012년 말 23조4천200억원에서 출범 첫해인 2013년 24조1천900억원으로 3.2% 증가하고서 2014년엔 23조4천330억원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큰 폭으로 늘어났다.

작년 영업외 비용이 늘어나면서 삼성 등 일부 그룹은 당기순이익이 대폭 감소했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그룹 15개 상장사의 영업외 비용은 2014년 9조2천520억원에서 지난해 11조1천20억원으로 20% 급증한 반면에 영업비용은 38조3천20억원에서 37조1천60억원으로 3.1% 감소했다.

같은 기간에 이들 기업의 당기순이익은 18조7천790억원에서 15조890억원으로 19.7% 급감했다.

현대차그룹 상장사 11곳의 영업외 비용은 지난해 4조1천91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6%나 증가했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은 11조1천100억원으로 4.2% 줄었다.

지난해 3천억원대 적자를 낸 한진그룹 계열 5개사의 영업비용은 1조3천910억원으로 2.4% 감소했지만 영업외 비용은 2조4천350억원으로 11.8% 증가했다.

CJ그룹 계열사 9곳도 작년도 영업비용은 3조5천980억원으로 2.3%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영업외 비용은 7천220억원으로 14.1%나 급증했다.

지난해 이들 CJ 상장 계열사들의 당기순이익은 28.2% 감소한 3천220억원으로, 영업외 비용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한화그룹 계열 7개사는 영업비용이 2% 감소했으나 영업외 비용은 15.6% 증가했다.

LG그룹 계열 12개사의 작년도 영업외 비용 증가율이 16.9%에 달했다.

한편 SK그룹 상장사들은 지난해 영업외 비용이 2조8천420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줄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SK하이닉스의 선전에 힘입어 전년 대비 2배를 넘는 11조5천480억원을 기록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