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이익도 4%대 감소 예상…엔고에 자동차·철강 이익 급감

일본 기업의 2016년 회계연도 상반기 경상이익이 전년보다 13% 줄어들어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 퇴조 기류가 뚜렷해지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주로 매년 4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의 회계연도 중간결산을 11월에 하는데 11일이 중간결산 발표 기업이 가장 많은 날이라 이날까지의 흐름이 전체 기류를 보여준다.

11일 NHK방송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사 가운데 올해 상반기(4~9월) 중간결산발표를 마친 기업의 경상이익 합계는 급격한 엔고 영향으로 작년보다 13% 적었다.

엔화는 작년도 상반기에는 달러당 120엔대였으나, 금년도 상반기에는 100엔대 초반에서 움직였으며 한때 100엔선을 밑도는 초(超)엔고 현상도 나타나 수출기업들이 고전했다.

실제로 일본을 대표하는 주식시장인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소속된 3월말 결산 기업들의 중간결산은 11일이 발표의 정점을 맞았는데, 이날 하루에만 170여개사가 실적을 발표한다.

SMBC닛코증권이 9일까지 발표를 마친 결산기업의 76%에 해당하는 1천97사의 실적을 정리한 결과 이들의 경상이익 합계는 16조2천490억엔(약 174조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3.2% 낮았다.

업종별 경상이익을 보면 해외사업의 비율이 커 엔고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전기기기가 28.4%, 자동차 등 수송용기기가 21.3% 각각 감소했다.

또 중국의 과잉생산 등의 영향으로 수출 부진이 계속되는 철강업종이 63.3%나 줄었다.

소매업종도 외국인여행자에 의한 고가물품 구입이 주춤하며 4% 감소했다.

향후 모든 기업의 중간결산 경상이익을 합칠 경우에도 4년 만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아울러 내년 3월말까지 회계연도 1년간의 실적도 경상이익 합계가 4.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SMBC닛코증권의 이토 게이이치 수석분석가는 "미국 대통령 선거로 트럼프가 승리했기 때문에 당분간은 엔고가 계속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은 뿌리가 깊다"고 분석했다.

이토 분석가는 그러면서 "기업의 안팎 경영환경이 악화하고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앞으로 재편이나 사업 통합 등의 움직임이 가속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