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10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커져 안전자산인 금과 일본 엔화로 투자가 몰릴 것으로 전망했다.

블랙록은 "트럼프가 내세운 무역협정 철회나 재협상,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목 등 정책은 다른 국가의 보복적 보호주의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긴장 상태와 정책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위험회피 성향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식과 회사채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고 안전자산으로 인지되는 금과 일본 엔으로 투자가 집중될 것"이라며 "미국 국채는 수혜 가능성이 있으나 트럼프 정책으로 재정 적자 규모가 커지면 장기채가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블랙록은 또 "신흥시장 자산은 투자심리 악화로 단기적으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수출에서 미국 의존도가 높은 멕시코는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고 다수의 신흥시장 국가들도 트럼프의 승리가 난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통화정책에 대해선 "다음 달뿐 아니라 이후 금리 인상 등 방향이 불확실해 보인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기존 통화정책에 부정적인 스탠스를 취해 연방준비제도의 위원 구성에 큰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개인소득세 감소 계획은 초기에 소비 증가를 유도할 것이나 미국 재정에 타격을 줄 것이며 불법 이민자 강제 추방도 노동력 부족과 임금 인상, 인플레이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금리 상승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랙록은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한 목표를 실행해 옮길 능력이 제한적으로 보인다는 점"이라며 "법인세 개혁과 인프라 지출 확대는 민주와 공화 양당의 지지가 제한적으로 보여 협상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블랙록은 "채권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면서 유틸리티 주식과 채권 성격의 주식에 압박이 가해질 것이나, 경기순환주와 가치주는 시장을 상회하는 성과를 낼 것"이라며 "헬스케어주도 반등할 것이나 오바마케어 폐지 시도가 예상돼 역시 불확실성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금융주가 양호한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은행 섹터를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