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수요가 향후 15년 안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8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OPEC은 향후 25년간의 원유 동향을 전망하는 보고서에서 원유 수요가 2029년에 정점에 도달한 이후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각국이 유엔 기후협약을 제때 이행하는 것을 근거로 작성한 이 시나리오는 원유 수요가 2029년 하루 1억90만 배럴까지 늘어난 뒤 2040년까지 하루 9천830만 배럴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의 원유 수요는 하루 9천440만 배럴 수준이다.

이는 보고서에서 다양한 시나리오 속에 포함된 것이다.

OPEC이 보고서에서 무게를 둔 시나리오는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 억제에 덜 공격적이라면 원유 수요는 2040년 이후까지 지속적으로 확대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OPEC이 원유 수요가 머지 않아 정점을 찍을지 모른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한 것은 OPEC이 그 가능성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한 셈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이는 업계에서 나오는 경고의 목소리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석유업계에서는 대체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가 예상보다 빨리 보급되고 각국이 공격적으로 기후협약에서 약속한 목표를 이행할 것으로 예상해 향후의 원유 수요 전망에 대한 비관론을 내놓고 있다.

지난주 로열 더치 셸은 원유 소비가 5~10년 안에 성장세를 멈출지 모른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185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처음으로 상업용 유전이 개발된 이후 100여년간 거의 중단없이 지속된 수요 증가를 지켜봤던 업계에서 서서히 위협을 감지하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2040년에는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신차 가운데 약 3분의 1은 전기차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올해 원유 수요의 14%에 해당하는 하루 1천300만 배럴 분량의 수요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