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일감 격차 더 좁혀져

지난 10월 한 달간 우리나라 조선업체가 수주한 선박이 유조선 10척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조선업체가 보유한 일감은 한 달 새 더 줄어 13년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9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9월 67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보다 21만CGT 늘어난 88만CGT(30척)를 기록했다.

크루즈선 3척을 수주한 이탈리아가 35만CGT로 가장 많은 수주실적을 거뒀다.

이어 한국이 삼성중공업 6척, 현대중공업 4척 등 유조선 총 10척, 29만CGT를 수주해 뒤를 이었고, 중국은 15만CGT(11척), 일본은 3만CGT(1척)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끝없이 이어지는 수주가뭄으로 10월 말 기준 한국의 수주잔량은 2천153만CGT로 2003년 8월말(2천77만CGT) 이후 13년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중국은 3천344만CGT, 일본은 2천28만CGT의 수주잔량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과 일본의 수주잔량 격차는 9월 말 143만CGT에서 10월 말에는 124만CGT로 더 좁혀졌다.

글로벌 불황 속에 전 세계적으로도 10월 말 수주잔량은 9천135만CGT로 2004년 12월 말(8천874만CGT) 이래 11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10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962만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 발주량 3천331만CGT의 29% 수준에 그쳤다.

같은 기간 국가별로는 중국이 339만CGT(35.3%)를 수주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한국과 일본은 각각 157만CGT(16.3%), 105만CGT(10.9%)를 수주해 점유율 2, 3위를 기록했다.

한편, 10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24포인트로 지난달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04년 1월(123포인트) 이후 12년 9개월 만에 최저치다.

지난달 일부 선종의 선가가 오르며 선가가 바닥을 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지만 한 달 만에 다시 뒷걸음질한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