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수해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잇따르고 있지만 목표액의 25% 수준에 머무는 등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적십자사(IFRC)는 최근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함경북도 수해 복구 사업에 100만달러를 지원받았다고 밝혔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국제사회 대북 지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에 앞서 스웨덴 정부는 국제적십자사의 수해 복구 사업에 47만달러, 스위스 365만달러, 태국 30만달러, 덴마크 10만달러 등을 지원했다. 유엔은 지난달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함경북도 수재민 지원에 2890만달러가 필요하지만 모금된 금액은 목표액의 25%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와는 별도로 중국 상무부는 이달 초 북한에 300만달러를 무상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8월 말 발생한 북한의 수해는 1995년 이래 두 번째로 큰 인명 피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에 따르면 수해로 230여명이 사망하고 450여명이 실종됐으며 2만3000여채의 주택이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에 따르면 함경북도 무산군에서만 댐 2개가 터져 몇 개의 마을을 휩쓰는 등 5000명 이상의 인명피해가 났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재민도 유엔은 23만3000여명으로 추산하지만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60만명으로 더 크게 보고 있다. CSIS는 특히 정치범수용소가 함경북도에 밀집했던 점을 들어 북한 정권의 박해를 받던 10만여명의 정치범 가족이 어려움에 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외면은 북한이 올 들어 핵실험을 두 차례 단행하고, 미사일을 17번 발사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올해 여덟 차례 발사한 중거리 무수단 미사일 가격만 대당 2000만달러로 추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미사일 발사 한 번만 포기해도 수해 피해를 복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