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에 한동안 뜸했던 시승 행사가 진행됐다. 김영란법이 발의된 9월 28일 이후 최초 행사였다.

그 주인공은 ‘제네시스’의 스포츠 세단 ‘G80’. 최근 현대차그룹에 불어 닥친 최악의 악재 ‘실적 부진’을 털기 위해 등장한 이 차량의 행사는 100여 개 미디어 매체가 참석할 정도로 많은 이목을 끌었다.

고급 세단으로 알려진 제네시스의 스포츠 모델에 대한 궁금증과 김영란법 이후 처음 치러지는 행사는 어떤 식으로 구성되는지에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사는 차분하게 진행됐고 차량의 성능을 알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성공적인 행사였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반면 행사에 참석한 기자들은 다소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시승 행사의 특성상 서울 도심을 벗어나 외곽 지역에서 치러졌지만 김영란법 저촉 여부가 모호한 교통편 제공 문제로 인해 각자 이동해야 했다.

또한 이번 행사에서는 김영란법 시행 전 통상적으로 기자들에게 제공해 왔던 식사도 제공되지 않았고 행사 시간조차 점심 식사 시간이나 저녁 식사 시간대를 피해 진행됐다.
‘야누스의 매력’ G80 스포츠…김영란법 시행 후 첫 시승 행사
(사진) 지난 11월 1일 열린 '제네시스' 브랜드의 럭셔리 스포츠 세단 'G80 스포츠'의 도로 주행 모습. /현대차 제공

◆정숙한 야누스의 매직

지난 11월 1일 열린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경기 파주 헤이리의 편도 53km 구간을 시승하는 이번 행사에서 만난 'G80 스포츠' 모델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야누스의 차량’이다.

제네시스라는 고급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고급스러운 외관으로는 그 안에 감춰진 야수의 본능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직접 올라타고 액셀러레이터를 밟아봐야 이 차량의 질주 본능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알 수 있다. 그만큼 충격적이다.

우선 G80와 마주한 첫 느낌은 ‘고급스럽다’다. 전면부에 검은색 크롬 재질의 그물망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해 일반 모델과 차별화했다.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는 금색 재질의 코퍼 크롬으로 포인트를 주고 전후면 방향지시등은 아우디를 연상시키는 순차 점등식 시퀀셜 방향지시등으로 변경됐다.

측면부는 검은색 아웃사이드 미러, 멀티 스포크 타입 스포츠 전용 19인치 휠, 제네시스 로고가 새겨진 전륜 브레이크 캘리퍼가 탑재됐다. 전반적으로 G80 스포츠는 역동성이 강조된 디자인과 소재의 고급스러움이 강조된 느낌이다.

실내 역시 센터패시아와 도어부에 카본과 스트라이프 패턴의 알루미늄 소재를 적절히 혼합하고 검은색 스웨이드 소재의 내장재를 천장과 필러에 사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렸다.

물론 허리 지지부를 늘린 스포츠 시트의 적용 등 군데군데 스포티한 느낌이 있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고급 세단의 느낌이다.

하지만 3.3리터 6기통 터보 직분사 엔진의 G80는 거침없는 가속성을 발휘하며 도로를 질주했다. 운전대는 조금 가볍지만 의도한 방향으로 정확히 차체 머리를 움직이고 제동 성능 또한 만족스럽다.

반면 정차 상태에서 엔진에 시동을 걸면 첫 느낌은 의외로 조용하다. 아니, 고요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수입 고성능 스포츠카들이 시동부터 카랑카랑한 엔진과 배기음을 내뿜는 것과는 분명 다르다.

이런 정숙함은 저속 주행에서도 이어져 ‘'이 차가 스포츠 차인가'라는 의문마저 들 정도다. 자유로에 올라 앞 차와 여유 간격이 생기자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꿔 봤다. 가속페달을 조심스럽게 바닥까지 밟았다. 조금 거친 엔진음이 G80 스포츠의 본색을 드러내며 속도계 바늘이 빠르게 올라간다.

기존 제네시스 모델이 가진 주행 안정감과 우수한 실내 정숙성은 이 차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계기판에 시속 100km가 넘어가는데도 속도감을 잘 느끼지 못했고 차량 내부는 소음이 거의 없어 조용했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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